야곱은 외할아버지의 고장 밧단아람에 당도하여 우물가에서 사촌뻘인 라헬을 만났습니다. 사람 똘똘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외삼촌은 그를 일꾼으로 두고 싶어했습니다. 라헬과 결혼하게 해달라며 무려 7년을 일하겠다고 한 야곱은 사랑의 힘으로 7년을 수일처럼 보냈습니다. 그러나 라반은 꾀쟁이 야곱을 찜쪄먹을 정도로 낯두꺼운 고단수였습니다. 어둠을 틈타 그 언니 레아를 신방에 보내고는 분개한 야곱에게 ‘우리 고장에선 언니 두고 동생 먼저 시집보내는 법은 없어. 7년 더 일하면 둘째 라헬도 아내로 주겠네.’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약한 법, 야곱은 또 7년을 수일처럼 여기며 일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리땁고 사랑받는 라헬보다 눈에 보기에 별로 매력 없고 홀대받는 레아가 아들을 쑴풍 쑴풍 잘 낳았습니다.
"그가 또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가로되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하고
이로 인하여 그가 그 이름을 유다라 하였고 그의 생산이 멈추었더라 (29:35)"
라헬은 자기 몸종을 통해서라도 아들을 얻고자 하였고, 이에 질세라 레아도 자기 몸종을 동원하였습니다. 졸지에 두 아내를 얻어 그 신경전에 속 썩는 것도 힘든데, 자녀를 많이 낳는 것으로 우위를 확인하려는 두 자매의 자존심 싸움에 야곱은 졸지에 네 아내를 통해 열 두 명의 자녀를 낳게 되었습니다.
후에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바꾸어주십니다. 이는 곧 강을 건너온 아브라함의 족속, 히브리 족속의 민족 이름, 나라 이름이 됩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아브라함이 이스라엘의 조상이긴 하지만, 이스라엘 외에도 하갈에게서 낳은 이스마엘의 후예 아랍 족속이 있고, 또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의 죽음 이후 후처를 두어 다른 자식들도 낳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훗날에 이스라엘이라 개명될 야곱이야말로, 혈통적으로 볼 때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입니다.
성경에서는 자주 야곱의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는 칭호가 나옵니다. 야곱은 형을 속인 죄악 때문에 집을 떠나야 했고, 지독한 외삼촌 밑에서 고생을 하며 어려운 가정 생활을 꾸려가야 했지만, 이 때에도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계속되었습니다. 그의 열 두 아들을 비롯하여 약 70인 대가족으로 시작된 야곱의 집은 장차 이집트에 이주하여 정착하는 동안 200만을 육박하는 이스라엘 민족을 태동시키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육적인 혈통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야곱이나 그 열 두 아들이 인간적으로 탁월하거나 훌륭한 사람들은 결코 아니지만, 이스라엘은 전 세계 민족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택하셔서 그들의 하나님 되어 주시고, 그들 역사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드러내시는 계시의 방편이 됩니다. 야곱의 하나님은 지지고 볶는 허물진 인간 역사에도 불구하고 길고 먼 안목으로 구원과 축복과 승리를 바라보시며 그 구속사의 도구로 택하여 불러주신 하나님입니다. 끝까지 함께 하시며 결국 그 목표를 이루어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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