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자식을 낳지 못하던 라헬도 요셉을 낳자,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고향을 돌아가고 싶다고 청했습니다. 그러나 라반은 여호와께서 야곱과 함께 하셔서 복을 주심을 느꼈던지라 그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따로 품삯을 주겠노라며 야곱을 더 붙잡았습니다. 야곱은 얼룩이, 아롱이, 점박이를 자기 몫으로 제안했는데, 이 희귀한 열성 인자들이 뭉실 뭉실 불어나 야곱은 거부가 되었습니다.
라반의 아들들이 시기하고, 라반의 안색도 변한 것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은 꿈에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벧엘로 돌아가도록 지시하셨습니다.
“나는 벧엘 하나님이리 네가 거기서 기둥에 기름을 붓고 거기서 내게 서원하였으니 지금 일어나 이곳을 떠나서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 하셨느니라 (31:13)”
가나안 땅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나그네 땅이었지만, 그보다도 약속의 땅, 그들의 진정한 고향이었습니다. 기근 때문에 이집트로 갔다가도 다시 돌아오고, 떠나고 싶어도 하나님께서 ‘여기 머무르라’ 말씀하시는 곳, 도피 생활을 했을지라도 이제 돌아가야 할 곳이었습니다. 이 약속의 땅은 자석처럼 그들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야곱의 방법은 과히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는 외삼촌과 그 아들들이 양털을 깎으러 멀리 떠난 틈을 타, 야반도주하는 죄인들처럼 몰래 떠났습니다. 더구나 라헬은 아버지가 우상으로 섬기는 드라빔 신상을 훔쳤습니다. 삼 일 만에 이 사실을 안 라반은 그 형제를 거느리고 칠일 길을 쫓아왔습니다.
가축 떼와 처자들을 거느린 야곱은 길르앗 산에서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습니다. 라반 편에서 볼 때는 자기는 일자리도 주고 딸들도 주고 그 모든 부를 누릴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그간의 정을 싹둑 자르고 딸들도 손주들에게 작별인사도 못하게 도망친 야곱이 너무했습니다. 반대로 야곱 편에서 볼 때는 품삯을 열 번이나 변개하며 노동 착취를 하고 신뢰를 잃게 한 외삼춘이 너무했습니다. 모두 자기 입장이 옳다 하고 그 평행선을 좁힐 방법이 없지만, 다행히 라반은 야곱을 헤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꿈에 나타나 야곱에게 선악간 말하지 말라 경계하셨기 때문입니다. 라헬이 드라빔을 훔친 것도 아슬아슬하게 들키지 않았습니다. 라반은 하는 수 없이 야곱과 평화 조약을 맺고 작별 인사를 하고는 좋게 좋게 헤어졌습니다.
야곱은 도저히 라반을 당해낼 수가 없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야곱을 훈련하시고, 열두 아들을 낳게 하시고, 다시금 약속의 땅으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라반과 같은 인생 막대기를 만나지만, 라반은 그 임무를 마치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야곱은 실제로도 많은 고생을 하고 피해의식에 시달렸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영육간에 귀중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고생 없이, 험악한 일 만나지 않고 탄탄대로를 달리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인가, 그 구속 역사의 물줄기 가운데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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