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를 비롯한 2차 귀환 이후, 하루는 방백들이 나아와 중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을 비롯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땅 백성들과 구별되게 살지 않고 가나안, 헷, 브리스, 여부스, 암몬, 모압, 이집트, 아모리 등 여러 이방 민족들과 통혼을 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이 그 지방 사람들과 섞이고 혈통적, 신앙적 순수성을 버린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일에 방백들과 고관들이 더욱 앞장 섰습니다.
이에 대한 에스라의 반응이 어떠합니까?
"내가 이 일을 듣고 속옷과 겉옷을 찢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으며 기가 막혀 앉으니 (에스라 9:3)"
그리고 에스라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자신들이 저지른 죄로 인해 두려워하고 떠는 자들이 다 에스라에게로 모여들었습니다. 저녁 제사를 드릴 때까지 힘이 빠진 채 주저 앉아 있던 에스라는, 근심 중에 일어나 옷을 찢은 채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향하여 손을 들고 기도하였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이는 우리 죄악이 많아 정수리에 넘치고 우리 허물이 커서 하늘에 미침이니이다 (9:6)"
이방 민족과의 통혼 문제를 왜 이렇게 심각하게 여기는 것일까요? 에스라의 기도에는 그의 역사 인식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70년 포로 생활에서 금방 귀환한 상태였습니다. 그들이 적국에 사로잡혀 간 이유는 그들 조상 때로부터 죄가 심하여 하나님께 징계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여러 왕들의 손에 넘기셔서 그들이 칼에 죽고 사로잡히며 부끄러움을 당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엊그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거룩한 땅에, 박힌 못과 같이 발은 딛고 남은 소수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눈을 밝히시고 포로되었던 자들 중 고향 땅으로 귀환하여 조금 소생하게, 숨통이 트이게 하셨습니다. 강대국 페르시아의 왕들이라도 그 마음을 주관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불쌍히 여김을 얻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고 무너진 것을 수리하며,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울타리를 둘러, 겨우 주권을 회복하고 살 길을 얻었습니다.
"우리 하나님이여 이렇게 하신 후에도 우리가 주의 계명을 저버렸사오니 이제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전에 주께서 주의 종 선지자들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가서 얻으려 하는 땅은 더러운 땅이니 이는 이방 백성들이 더럽고 가증한 일을 행하여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그 더러움으로 채웠음이라
그런즉 너희 여자들을 그들의 아들들에게 주지 말고 그들의 딸들을 너희 아들들을 위하여 데려오지 말며 그들을 위하여 평화와 행복을 영원히 구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왕성하여 그 땅의 아름다운 것을 먹으며 그 땅을 자손에게 물려 주어 영원한 유산으로 물려 주게 되리라 하셨나이다 (9:10~12)"
에스라는 자기 민족의 악행과 큰 죄에 비해 하나님께서 형벌을 가볍게 하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셨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주의 계명을 거역하는 자신들이 통탄스러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민족을 남아 피할 자가 없이 진멸하셔도 할 말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는 의로우시니 우리가 남아 피한 것이 오늘날과 같사옵거늘 도리어 주께 범죄하였사오니 이로 말미암아 주 앞에 한 사람도 감히 서지 못하겠나이다 하니라 (9:15)"
이렇듯 에스라가 하나님의 성전 앞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여 죄를 자복하자, 이를 본 많은 백성들도 회개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중에서 백성의 남녀와 어린 아이들까지 많은 무리가 모여 통곡하였습니다.
엘람 자손, 여히엘의 아들 스가냐는 아직 소망을 버리지 말고 이제라도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여 이방의 아내와 그 소생들을 다 내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세우고 율법대로 행하자고 하였습니다. 이에 에스라는 일어나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온 이스라엘에게 그 말대로 행하도록 맹세시켰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전 앞에서 일어나 여호아난의 방으로 들어가 사로잡혔던 자들의 죄를 근심하며 음식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 있었습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에 삼일 내로 예루살렘으로 모이라는 엄중한 공공고 내려졌습니다. 때마침 큰 비도 퍼부어 모두들 떨고 있었습니다. 에스라는 일어나 말했습니다.
"너희가 범죄하여 이방 여자를 아내로 삼아 이스라엘의 죄를 더하게 하였으니
이제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서 죄를 자복하고 그의 뜻대로 행하여 그 지방 사람들과 이방 여인을 끊어 버리라 하니 (10:10b,11)"
이들의 회개는 감히 흉내내기 어려운 큰 결단이요 대가와 행동이 따르는 참회였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을 끊어내는 것이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 얼마나 큰 일입니까. 그러나 모든 회중은 에스라의 명대로 하겠다고 큰 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아사헬의 아들 요나단을 비롯하여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진노가 얼마나 엄중한가 몸소 겪은 그들에게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두려움이 임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 일이 하루 이틀에 될 일이 아니므로 관리자들을 세우고 실태 조사를 하며 기한을 정하는 등,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절차를 밟았습니다. 열째 달부터 이듬 해 첫째 달까지 조사를 마친 후, 제사장들을 비롯하여 아내를 내보내고 숫양으로 속건제를 드렸습니다.
그간 제가 범한 죄가 얼마나 많은지요, 또한 바로잡을 엄두도 나지 않고 또 어려운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말 에스라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할 말이 없습니다. 말씀을 통해, 죄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 그것을 바로잡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지혜로운 것을 결과를 미리 보고 처음부터 삼가고 주의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한 걸음 걸음, 하나님의 법도를 따라 사는 것입니다. 저를 죄의 유혹에서 지켜주시고, 하나님 한 분을 섬기고 따르고자 하는 결단력을 허락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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