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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07.12. 왕의 귀환 (사무엘하 19장)

by songofkorea 2016. 7. 13.

다윗이 슬퍼한다는 소식을 듣자 백성들도 모두 슬퍼하였습니다. 승리가 기쁨이 되지 못하고, 백성들은 마치 패전병들처럼 부끄러우 조용히 성읍으로 들어가 숨었습니다. 요압은 다윗 왕에게 가 직언을 하였습니다. 왕의 원수, 반역자 압살롬을 위해 그렇게 슬퍼하면 왕을 위해 생명을 걸고 싸운 모든 부하들의 마음이 어떻겠느냐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깨달았으니 만일 압살롬이 살고 오늘 우리가 다 죽었더면 왕이 마땅히 여기실 뻔하였나이다 이제 곧 일어나 나가 왕의 부하들의 마음을 위로하여 말씀하옵소서 내가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옵나니 왕이 만일 나가지 아니하시면 오늘 밤에 한 사람도 왕과 함께 머물지 아니할지라 그리하면 그 화가 왕이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하신 모든 화보다 더욱 심하리이다 (19:6b,7)" 


맞는 말이었습니다. 슬퍼할 겨를이 없이, 모반으로 혼란해진 나라를 다시금 힘 있게 모아야 했고, 그 일은 고스란히 다윗의 몫이었습니다. 다윗은 무너진 마음을 추스리고 성문에 앉았습니다. 승전을 하고도 부끄러운 듯 각기 장막으로 숨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 앞으로 나아왔습니다. 압살롬 편에 붙었던 이스라엘 지파들도 다윗 왕을 모셔오자고 하였습니다. 


정세를 파악한 다윗 왕은 사독과 아비아달에게 유다 장로들로 하여금 '왕을 왕궁으로 모시는 일을 왜 지체하느냐'는 말로 재촉하도록 하였습니다. 유다 지파가 먼저 앞장 서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압살롬의 군대 장관이었던 아마사에게도 요압을 이어 지휘관이 되게 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모든 유다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 같이 기울게 하매 그들이 왕께 전갈을 보내어 이르되 당신께서는 모든 부하들과 더불어 돌아오소서 한지라 (사무엘하 19:14)" 


다윗 왕이 자신의 죄과를 인정하고, 닥쳐오는 상황들을 하나님의 징계로 알고 겸손히 감당했을 때, 때가 되자 하나님은 그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다시금 높여주셨습니다. 


다윗이 쫓겨갈 때 먼지를 날리고 돌을 던지며 저주했던 시므이도 알아서 찾아와 넙죽 업드려 용서를 구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얼마나 비겁하고 아니꼬운 모습이었을까요. 아비새는 시므이가 여호와의 기름부으신 자를 저주하였으니 죽어야 마땅하다고 했지만 다윗 왕은 그를 살려주겠다고 맹세하며 시므이를 안심시켰습니다. 호된 시련의 도가니를 지나는 동안 연단된 다윗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도 왕을 맞으러 나왔습니다. 그의 종 시바는 므비보셋이 마치 압살롬 편에 붙은 것처럼 모함했지만, 사실 그는 다윗 왕이 도망하던 날부터 지금까지, 발은 맵시내지 않고 수염을 깎지 않고 옷을 빨지 않은 채 함께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실상은 안 다윗은 시바에게 주리라던 밭은 나누어 가지라 하였지만, 므비보셋은 이렇게 사양했습니다. 


"내 주 왕께서 평안히 왕궁에 돌아오시게 되었으니 그로 그 전부를 차지하게 하옵소서 (사무엘하 19:30)" 


므비보셋은 다윗이 베푼 은혜, 그에게 산업을 주고, 왕과 한 상에서 먹고 마시게 한 은혜 앞에, 겸손과 감사라는 합당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다윗 일행에게 먹을 것을 제공했던 나이 많은 부자 바르실래도 예루살렘에 함께 올라가자는 다윗의 호의를 사양했습니다. 팔순 노인이 무슨 낙을 누리겠다고 왕에게 누를 끼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사심 없이 다윗을 사랑하고 섬긴 자들입니다. 자격 없는 이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고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신 은혜 앞에, 제가 므비보셋과 바르실래와 같은 마음을 갖기를 기도합니다. 


이제는 앞다투어 다윗 왕을 추대하려는 경쟁이 생겼습니다. 이스라엘 지파들(다윗 편의 유다 지파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계속 '이스라엘'이라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훗날 남북 왕국 분열 시의 구도와 비슷합니다)은 배신할 땐 언제고, '우리 형제 유다 사람들이 어찌 왕을 도둑질하느냐'고 항의하였습니다. 자기들이 열 지파이니 왕에 대하여 열 몫을 가졌는데, 유다 지파가 자기들을 멸시하고 왕을 모셔오는 일에 의논도 없이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인격적인 대화가 참 힘듭니다. 잘못을 할 수는 있지만 그 후에 어떻게 나오느냐에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납니다. 이스라엘 열 지파와 같이, 진정한 반성이 없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을 바꾸어버리는 사람은, 좋은 말을 할 때에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또 금방 태도가 돌변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과 행동에 진실한 사람, 잘못을 했을 때에는 정직하고 겸손하게 시인할 줄 아는 사람, 그리하여 시간이 갈수록 성숙하게 성장하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