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마다천국한잔::구약

06.22. 아무 것도 잃은 것이 없이 (사무엘상 30장)

by songofkorea 2016. 6. 22.

블레셋 편에 서서 동족을 대적해야 할 위기를 겨우 모면하고 시글락에 돌아와 보니, 세상에나~ 아말렉 사람들이 네겝과 시글락을 침략하여 불사르고 자녀들과 부녀자들을 다 사로잡아 가고 없었습니다. 다윗과 그와 함께 한 용사 육백 명은 뜻밖의 비극에 통곡을 하였습니다. 더 이상 울 기력이 없을 정도로 소리를 높여 울었습니다. 그들은 자녀들 때문에 마음이 너무 슬펐습니다. 그러다 그 절망이 분노로 변하여 다윗을 돌로 치고자 하였습니다.

 

사울 왕에게 쫓기다가 좀 살아보겠다고 적국에 들어와 겨우 한 고비 넘겼는데 또 다시 커다란 절망의 골짜기였습니다. 두 아내를 잃은 것도 슬픈데 이끌던 무리들이 들고 일어나 자기를 죽이려 하다니그러나 이 노답 상황에서 성경은 놀라운 말을 합니다. 다윗은 인간적으로 훌륭한 점도 많고 치명적인 약점도 많았으나,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그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오뚝이처럼 일어섰습니다.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사무엘상 30:6)”

 

다윗은 아히멜렉의 아들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라 하여 내가 이 군대를 추격하면 따라잡겠나이까하며 여호와의 뜻을 여쭈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를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 (30:8b)”

 

하나님께서 승리를 약속하셨다면게임 끝이지요. 다윗은 육백 명을 거느리고 아말렉을 추격하였습니다. 처자식이 끌려간 상황, 얼마나 급하게 쫓아갔는지, 장정들 중에 이백 명은 체력이 딸려 뒤쳐졌습니다. 다윗은 피곤하여 브솔 시내를 건너지 못하는 이백 명을 그 자리에 머물게 하고 사백 명만 거느리고 쫓아갔습니다.

 

도중에 다윗은 아말렉 사람의 종으로 있다가 병들어 버림 받은 애굽 소년 하나를 만나 먹이고 마시워습니다. 그 소년의 인도를 받아 아말렉 군대 있는 곳에 도착해보니, 아말렉 군대는 블레셋과 유다 땅을 잔뜩 약탈한 승리의 기쁨에 취해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새벽 기습을 시작으로 이튿날 날이 저물기까지 그들을 쳤습니다. 아말렉에 빼앗긴 모든 것을 도로 찾고 그의 두 아내를 구출했습니다.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약탈당했던 것들을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이 되찾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followlight/1275

그들이 약탈하였던 것 곧 무리의 자녀들이나 빼앗겼던 것은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이 모두 다윗이 도로 찾아왔고 (30:19)”

 

브솔 시내에 이르러 뒤쳐져 기다렸던 자들과 합류했을 때, 다윗과 함께 갔던 사람들 중 일부가 뒤에 남은 자들과의 차별 정책을 주장하였습니다. 함께 하지 않은 자들에게는 도로 찾은 물건은다 배제시키고 각자의 처자만 데리고 떠나가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공적에 따라 상을 주는 합당한 주장으로 보이지만, 그러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체력이 떨어져 뒤쳐졌던 이백 명과 그 가족들은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이 없어집니다. 있는 자에게 의존하고 불평등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에 경제적으로 불균형과 계층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특히 성경은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이 악한 자와 불량배들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공적에 따라 상급을 주자는 정의구현이 목적이 아니라, 공적을 내세워 더 많이 받겠다는 욕심이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제에서 해방된 후 폐허에서 새로이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토지를 유상 분배하는 것과 무상 분배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과 같습니다. 돈을 내야 땅을 분배 받을 경우, 없는 사람들은 시작부터 불리한 자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람 머릿 수대로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균등하게 나누어, 공동체 내의 모든 구성원이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되도록 해야 합니다. 차등 정책을 주장한 자들은 공동체 내의 연약한 형제들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들의 공적을 인정받는 것만 생각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주장한 것입니다.  

 

다윗은 이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남아 있던 자들에게도 잃었던 물건들을 돌려주었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입니까?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 (사무엘상 30:23)”

 

다윗은 관점이 달랐습니다. 그는 사람의 공적과 차등을 뛰어 넘어,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들이 얻은 승리, 그들의 얻은 회복,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 난리 통에 사람도 물건도 가축도 하나도 잃지 않고 모두 되찾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이것은 기적이요,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의 결과였습니다. 이것을 안다면 뒤쳐졌던 사람들과 비교하여 우월감과 특권의식을 느끼고 차등 보상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다윗은 이 케이스를 이스라엘의 율례와 규례로 삼았습니다.

 

바로 앞 장에서 다윗은 허물을 보였고, 아말렉에게 침탈 당한 것이 얼마든지 인과응보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었지만, 다윗의 믿음도 주목할 만한 것이요, 하나님의 응답하심과 놀라운 회복의 역사 또한 특기할 만한 일입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그 택하신 자녀를 향하신 마음은 사랑이요 긍휼이요 축복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범죄하여 마땅히 형벌 받을 이 죄인에게도 승리를 약속하시고, 원수를 이기신 예수님의 승리를 주시고, 잃어버린 것을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회복하게 하십니다.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승리를 누리며, 주위의 형제 자매와 이웃들과도 이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