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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06.20. 원수 블레셋 땅으로 피신한 다윗 (사무엘상 27장)

by songofkorea 2016. 6. 20.

두 번이나 살려주긴 했지만, 사울이 과연 태도를 바꿀 것인지 믿을 수 없었던 다윗은 마음에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이러다 언젠가는 기필코 사울의 손에 붙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이런 다윗이 택한 방법은 사울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원수의 땅 블레셋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이 이스라엘 온 영토를 뒤지다가 결국 단념할 것이며, 그러면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놓치면 바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원수의 땅으로 들어가는 중차대한 결정을 하며, 다윗이 전과 같이 하나님께 뜻을 물었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불행히도, 다윗이 블레셋 땅으로 들어간 것은 하나님의 뜻과 달랐습니다. 전에도 선지자 갓이 모압 땅에 있는 다윗에게 유다 땅으로 들어가도록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무엘상 22:5 참조)

 

그러나 다윗은 자기를 따르는 사람 육백 명과 함께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건너갔습니다. 다윗이 가드로 도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과연 사울이 그를 추적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하지 않고 인간적인 계산으로 택한 원수의 땅, 블레셋으로 피신한 행보에는 더욱 머리 아프고 곤란한 상황들이 닥치고 맙니다.

 

이미지 출처 : ever-flowingstream.tistory.com


다윗은 아기스에게 짐짓 겸손을 떨며 왕도에서 함께 살 짬밥이 못 되니 지방 성읍 하나를 주어 살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아기스는 시글락을 내주었고, 다윗은 블레셋 땅에서 일년 사개월을 지내었습니다.

 

그 와중에 그는 가나안 족속인 그술, 기르스, 아말렉을 침공하였습니다. 그래놓고 아기스가 자기 무리를 경계할까 봐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누구를 침노했느냐는 아기스의 질문에 유다 네겝과 여라무엘 사람의 네겝과 겐 사람의 네겝을 쳤다고 거짓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거짓이 탄로날까봐 두려워 한 명도 살려두지 않고 모조리 죽였습니다. 다윗은 치밀하게, 전략적으로 행동했고, 그 계산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아기스가 다윗의 말을 믿고 신임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아기스가 다윗을 믿고 말하기를 다윗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심히 미움을 받게 되었으니 그는 영원히 내 부하가 되리라고 생각하니라 (사무엘상 27:12)”

 

그러나 속임수라는 쉬운 방법 아래에,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일들은 뒤틀리고 있었습니다. 아기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동족 이스라엘의 적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동족의 의미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 열방의 모범이요 거울이 되어야 할 유대의 왕으로 기름부음 받은 다윗이 이방 왕의 충신으로 전락되는 것입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무려 십 년이 될 때, 얼마나 지치고 고단했을까요. 더군다나 이제는 홀홀 단신이 아니라 아내들도 있고, 부하들의 가족들도 있는데, 어서 좀 안정되게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을 썼을 때, 이방 왕에게 비굴하게 거짓말을 하고, 동족에게 칼을 겨누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말씀을 통해 다윗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저 자신, 그래서 얼마든지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제가 다윗의 이야기를 교훈 삼아 어떤 상황에서든 전능하신 하나님,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신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여쭙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이 적고 얄팍한 저를 불쌍히 여겨주시사 믿음을 주시고, 분명하고 선명한 응답으로 인도하시며,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시는 승리의 역사 보여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