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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06.19. 또 다시 사울을 놓아주다 (사무엘상 26장)

by songofkorea 2016. 6. 19.

드라마를 보면 전형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히고 갈등을 유발하는 악역, anti-hero가 등장합니다. 스토리의 과정에서는 마치 악의 화신이나 되는 것마냥,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처럼 극악스럽게 굴던 사람들도 극의 최종회에 가면 훈훈하게들 변화됩니다. 꽉 움켜쥔 주먹을 펴고 어깨에 힘을 빼고, 시청자 모두가 느끼지만 자신만 몰랐던 어리석은 집착에서 놓여나, 자신에게 주어진 복과 기회와 자유들을 돌아볼 줄 알게 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지요.

 

그런 행복한 결말만 있다면, 아무리 지난하고 치졸한 과정 과정도 의미가 있을 수 있고 견딜 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렇게 해피엔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끝까지 뉘우치지 못한 채, 멸망으로 치닫는 안타까운 인생들도 있지요


오늘의 이 사건은 다윗에 대한 시험과 연단이며, 동시에 사울에게는 또 한번의 귀중한 회개의 기회였습니다. 하나님은 인생들과 평생 씨름하시며, 종류와 강도를 바꾸어가시며, 회개하고 돌이키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런 만큼, 끝까지 돌이키지 않는 자에게는 핑계할 수 없는 준엄한 심판과 형벌이 주어지지요.

 

사무엘상 24장에 기록된 엔게디 광야 어느 동굴에서, 사울은 다윗의 진실한 마음을 알고는 울며뉘우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그와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납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다윗의 충심을 보고 느낀 사울의 뉘우침은, 그 당시에는 진심이었을지 몰라도 그의 행동과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이지요.   


십 사람이 기브아까지 찾아와 다윗이 광야 앞 하길라 산에 숨어 있다고 일러바쳤습니다. 그는 다윗을 잡아 죽이고자 삼천 명을 거느리고 다윗을 압박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안 다윗은 사울이 진 친 곳에 접근하였습니다. 아브넬과 군사들이 둘러 누워 있는 가운데, 사울은 창을 머리 곁에 땅에 꽂은 채 한 가운데에서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다윗의 장수 아비새는 하나님께서 주신 절호의 기회라며 사울을 단번에 땅에 꽂아버리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죽이지 말라 누구든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면 죄가 없겠느냐

여호와의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여호와께서 그를 치시리니 혹은 죽을 날이 이르거나 또는 전장에 나가서 망하리라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는 것은 여호와께서 금하시나니… 

(사무엘상 26:9~11)”

 

다윗은 심판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사울의 머리 곁에 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떠났습니다. 모두들 곤히 자느라 아무 것도 눈치채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깊이 잠들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사울을 헤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요.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followlight/1271

다윗은 멀리 거리를 둔 산 꼭대기에 이르자 사울의 부하들과 그 곁을 지키던 아브넬에게 외쳐 이르렀습니다. 다윗은 먼저 아브넬이 자신의 주 사울이 위험에 처하도록 잠만 자고 있던 것을 책망하였습니다. 다윗의 목소리에 사울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다윗은 다시 한번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하소연하였습니다.

 

내 주는 어찌하여 주의 종을 쫓으시나이까 내가 무엇을 하였으며 내 손에 무슨 악이 있나이까 (26:18)”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 사울이 군사 삼천을 이끌고 다윗을 잡으려 하는 것을 벼룩 한 마리를 수색하러 나온 것에 비유했습니다. 사울은 겨우 제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범죄하였도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라 네가 오늘 내 생명을 귀하게 여겼은즉 내가 다시는 너를 해하려 하지 아니하리라 내가 어리석은 일을 하였으니 대단히 잘못되었도다 (26:21)”

 

다윗은 사울의 뉘우치는 말을 듣고는 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망명 생활이 끝나려나…’ 일말의 희망을 가졌을 지도 모릅니다. 그는 사람을 보내라 하여 창도 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에게 그의 공의와 신실을 따라 갚으시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오늘 왕을 내 손에 넘기셨으되 나는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음이니이다

오늘 왕의 생명을 내가 중히 여긴 것 같이 내 생명을 여호와께서 중히 여기셔서 모든 환난에서 나를 구하여 내시기를 바라나이다 (26:23,24)”

 

사울처럼 변덕스럽고 미덥지 못한 왕을 섬기는 것은 얼마나 곤욕이었을까요. 한 시대, 한 나라의 왕권이 이상한 리더에게 가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하게 됩니다. 하물며, 불완전한 사람에게 절대적인 권세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위험천만할까요. 다행히도 다윗은 그의 생명을 진실하시고 전능하신 여호와께 의탁하였습니다. 그가 하나님 앞에서 행할 때에, 모든 환난에서 구하여 주시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진실하시고 믿을만한 분이심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시요 누가 인정하든 안 하든 절대 주권을 가지신 분이시지만, 그분은 무력과 폭력을 쓰지 않으십니다. 고삐를 바짝 비끌어 매고 억지로 끌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게, 자신을 낮추시고 먼저 찾아오십니다. 어려운 짐은 대신 지시고, 우리에겐 쉽고 가벼운 짐을 주셔서 성숙케 하시며 훈련해 가십니다. 제가 다윗의 믿음과 신중함을 배워 저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의뢰하고 체험하길 기도합니다. 내가 가진 힘과 좋은 기회들은 나 자신을 위해 마구 쓰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생명의 역사, 구원의 역사에 헌신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