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간곡한 말을 듣자 요셉은 비로소 됐구나, 형들이 정말 변했구나, 하고 확신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그 정을 억제할 수가 없어서 종들을 급히 물리고는 형제들에게 자기 정체를 밝혔습니다. 형님들, 저예요. 저, 요셉이에요~~~ 밤마다 배신감과 절망감에 눈물 흘리던 세월, 사무치는 그리움에 틈만 나면 눈시울을 적시던 시절, 그 동안 누르고 눌렀던 감정의 응어리가 터져나와 그는 목 놓아 통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셉이 방성대곡하니 애곱 사람들에게 들리며 바로의 궁중에 들리더라 (45:1)"
놀라움과 두려움에 형들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원한을 품지 않았고, 그들을 용서하고 또 적극적으로 평안을 전했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45:5~8)"
똑같은 사실과 현상을 두고도 어떤 눈으로 보느냐,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요셉의 믿음의 해석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는 시기심으로 무정하게 동생을 내친 형들의 악한 의도를 뻔히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셉은 그 배후에서 하나님께서 계획을 가지고 일하시고, 선으로 갚아주셨음을 고백합니다. 인간은 한 없이 악했고 벌 받아 마땅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자들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구원 역사에 사용하십니다. 유다에 이어 요셉의 인생은 자기 백성에게 배반당했으나 용서로 갚으신 예수님, 더 나아가 죄인들의 살 길을 열어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예표합니다.
요셉의 삶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형들은 아버지의 편애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들 역시 사랑과 인정을 필요로 하는 영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어린 동생 요셉에게 폭력으로 그 앙갚음을 한 가해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네 모습인 것 같습니다.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그리고 자기 자신이 당해보기 전까지는 여간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는 모순된 존재들...
끝 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자기중심적인 아우성과 갈등의 고리를 끊어낸 것은 요셉의 용서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죄악과 실패까지도 다 쓰셔서 선으로 갚아주시는 하나님을 보았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믿음의 눈을 가질 수 있기를, 수많은 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용서와 평안의 물고를 틀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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