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집은 70명 정도의 대가족이었습니니다. 이집트에서 처음 구해간 곡식은 이내 다 떨어져습니다. 양식을 구할 데라곤 이집트 뿐인데, 시므온은 볼모로 잡혀 있는데, 이집트 총리의 엄명대로 막내 베냐민을 대동하고 가야 하는데..., 야곱은 '이놈들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로 안 된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팽팽하게 대치한 채 시간을 끌고 끌다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유다가 다시 한번 강경하게 어필였습니다.
"내가 그의 몸을 담보하오리니 아버지께서 내 손에 그를 물으소서 내가 만을 그를 아버지께 데려다가 아버지 앞에 두지 아니하면 내가 영원히 죄를 지리이다 (43:9)"
베냐민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다 굶어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야곱은 결국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43:14)"
그리하여 열 한 명의 형제들이 다시 이집트 땅을 밟고 총리 요셉 앞에 섰습니다. 요셉은 반갑고 기쁜 마음에 이들을 집으로 인도하고 잔치를 준비시켰습니다. 물론 제발 저린 형들은 호의를 호의 그대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혹시 전번 양식 값이 문제되는 것 아닌가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들은 전번 돈과 이번 돈을 다 가져왔다고 자진 신고하고, 정성껏 준비한 예물까지 내밀며 땅에 넙죽 엎드려 절하였습니다. 요셉의 꿈이 성취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랑하는 자의 마음과 사랑을 입은 자의 마음이 통하지는 못하고 있지요.
요셉은 동생 베냐민을 보자 마음이 타는 듯하여 울 곳을 찾아 급히 숨었다가 나와야 했습니다. 정말 마음 짠해지는 풍경입니다. 풍성한 잔치로 먹고 즐긴 후, 열 한 형제는 스파이 혐의도 풀고, 시므온과 베냐민도 무사히 대동하고, 양식까지 구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향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테스트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요셉은 종을 시켜 몰래 베냐민의 양식 자루에 자신이 아끼는 은잔을 숨겨놓은 후 이들 일행을 뒤쫓게 하였습니다. 베냐민은 꼼짝 없이 도둑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비통한 얼굴로 요셉 앞에 끌려온 그들에게 요셉은 미끼를 던졌습니다. 잘못한 당사자인 베냐민만 종 삼을 테니, 죄 없는 나머지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도 좋다 한 것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요셉이나 그 동생 베냐민의 문제이니 형들은 어쩔 수 없다 하며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베냐민을 자신들의 동생으로 아꼈고, 무엇보다도, 베냐민을 잃고 끝없이 슬퍼할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약속을 했던 유다는, 이 위기의 순간에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을 희생하였습니다. 그는 서슬 퍼런 이집트 총리 앞에 나서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말했습니다.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결탁되어 있습니다. 이 아이 없이 돌아가면, 저희 연로하신 저희 아버지는 너무 슬퍼서 금새 돌아가실 것입니다. 제가 아버지께 아이를 책임지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만약 그러지 못하면 영영히 아버지께 그 죄과를 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하오니 부디 저를 아이 대신 종 삼으시고 아이는 다른 형제들과 함께 돌아가게 허락하소서"
유다의 모습은 하나님 아버지와 그 품을 떠나 죄와 죽음 권세의 종 된 인간을 대신하여 자기 생명을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그림자입니다.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우리는 허무와 거짓과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랑하는 하늘 아버지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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