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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사복음서

[사복음서] 110-1. 혈루증 여인을 고치신 예수님 (마9:18~26, 막5:21-43, 눅8:40-56)

by songofkorea 2020. 6. 5.

앞서서 예수님은 갈릴리 건너편 가다라 지방에서 귀신 들린 자를 고쳐주신 바 있습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그 근방 모든 사람들, 특히 귀신 들렸던 자의 참혹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라는 존재가 깊이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마다 호기심 어린 눈들이 따라다녔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맞은편으로 배를 타고 건너오시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급한 사연을 안고 온 이가 있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어린 딸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절박한 순간, 딱 맞는 해법을 선택했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와 딸을 살려달라고 엎드려 간청하였습니다. 사랑하는 딸의 생명 앞에 사회적 지위도, 나이 차이도, 체면도,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기꺼이 그 집으로 향하셨습니다. 아, 드디어 기적을 눈으로 직접 보겠구나 싶어 왁자한 무리들도 기대감에 들떠 예수님과 제자들 무리를 둘러싸며 따랐습니다.  

이 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막 5:25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한 여자가 있어

막 5:26 많은 의원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있던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혈루증은 부인과 질병으로, 지속적으로 하혈을 하는 병이었습니다. 여성들이 매월 며칠씩 달걸이를 하는 것도 아주 번거롭고 어려운 일인데, 여인의 고통은 더 엄청났겠지요. 성경은 여인이 많은 의원을 찾고 돈을 다 허비할 정도로, 백방으로 노력을 했는데도 아무 효험도 못 보고 오히려 병세가 중해졌다고 말합니다. 빈혈로 매일 현기증은 느끼고 자주 쓰러졌을 것입니다. 결혼은 꿈도 못 꾸었을 것입니다. 이 병 하나 때문에 정상적인 삶, 남들 다 누리는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레위기 15장에 보면, 누구든지 몸에 유출병이 있으면 부정한 사람이요, 부정하다는 것은 오염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여인은 혈루병으로 인해 존재 자체가 부정한 자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누운 침상이며 앉았던 방석이나 의자, 마구의 안장 등이 다 부정하다 여겨졌습니다. 그가 만진 질그릇은 깨뜨리고 목기는 다 물로 씻어야 합니다. 

부정한 것이 정한 것과 접촉하면... 물론 부정함이 전파됩니다. 그게 이 세상이 보여주는 현상이니까요. 유출병 있는 자가 만지는 것들이 부정하게 되고, 그것에 2차적으로 접촉하는 자까지 부정하게 되어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고 저녁까지 부정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여인은 부정한 여인, 기피 대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요즘 시대로 비유하자면, 마치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자와 흡사합니다. 스스로를 철저히 격리시켜야 하며, 그와 접촉한 자들까지 잠재적 보균자로 간주되고 일정 기간 자가 격리해야 하니 말입니다.  이 병 하나로 그의 인생이 망가지고 마음도 영혼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던 여인이, 예수님께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여인은 오랜 불치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소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율법적으로 볼 때 부정한 자신이 문제였습니다. 여인이 예수님께 손을 대면 율법적으로는 예수님도 부정하게 됩니다. 자신과 닿는 자들도 다 부정하게 만들게 됩니다. 

 

레위기 15:11 유출병 있는 자가 물로 손을 씻지 아니하고 아무든지 만지면 그 자는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이며 저녁까지 부정하리라

 

여인이 취한 방법은 치고 빠지기였습니다. 예수님이나 다른 사람들 사정은 둘째고, 일단 이 기회에 반드시 나아야겠다는 일념 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들켜서는 안 되었습니다. 여인은 남들이 못 알아보게 잔뜩 가리고는 군중들 가운데 섞여 조금씩 조금씩 예수님께 접근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예수님 뒤에 가까이 와 팔을 뻗어 예수님의 옷자락을 터치하였습니다.  

 

막 5:27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섞여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막 5:28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얻으리라 함일러라 

막 5:29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놀랍게도 그 순간 여인은 자신이 나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로 예수님은 엄청난 분이셨습니다. 여인이 기대한 대로 옷자락에 손만 대어도 병이 낫는 분, 놀라운 치유자였던 것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방법대로 거룩한 관유를 만들어 성막의 모든 기구들, 제사장에게 부어 거룩한 성물로 구별했습니다. 즉, 거룩하신 하나님 존전에 나아가도 '거룩한' 물건,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죄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 즉, '샬롬'의 선언인 것입니다.

 

거룩한 관유가 가리킨 실체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여인의 혈루병의 근원은 죄였습니다. 죄는 죽음을 가져오고, 하나님 앞에 부정한 것으로 정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거룩한 관유에 손을 가져다 댄 것처럼, 부정한 여인이 예수님을 터치하였을 때에 여인의 부정함이 떠나가고 정결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요.

 

이 세상은 신경을 써서 청결함을 지켜야 하고, 더러운 것과 접촉하면 으레 깨끗하던 것도 망쳐버리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부정함이 전염되는 이 세상 이치를 거슬러,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거룩함을 전파하시는 분입니다. 이는 물에 검은 잉크 방울을 떨어뜨려도 물이 흐려지지 않고, 맑은 물이 잉크를 투명하게 변화시키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마치, 엔트로피 법칙을 깨는 것과 같은 기적입니다.

 

이런 기적을 가능케 하시는 예수님은 누구십니까? 거룩하신 분, 성자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더러운 것을 자신에게 다 묻혀서 그 형벌을 받아내신 분이십니다.  

 

출애굽기 30:29 그것들을 지성물로 구별하라 무릇 이것에 접촉하는 것이 거룩하리라

 

탄성을 올리며 예수님께 감사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이 그렇게 해피하게 끝나기를 바라며 조용히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막 5:30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막 5:31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눅 8:4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게 손을 댄 자가 있도다 이는 내게서 능력이 나간 줄 앎이로다 하신대 

 

제자들의 상황을 모르기에 궁시렁대었지만, 예수님은 믿음의 터치를 한 여인을 찾아 일부러 밝히 드러내셨습니다. 그녀의 믿음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여인의 케이스를 모범 사례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당대 사람들과 성경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깨닫도록 도와주심입니다. 

 

막 5:32 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 보시니 

눅 8:47 여자가 스스로 숨기지 못할 줄 알고 떨며 나아와 엎드리어 그 손 댄 이유와 곧 나은 것을 모든 사람 앞에서 말하니 

 

여인은 전능하신 예수님 앞에 몰래 도망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율법 측면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자책감과 판단받을 두려움, 그간의 수치심을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여인은 열두 해 동안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신 주님을 드러내고 증거하였습니다. 비록 자발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자초지종을 아뢰는 여인은, 사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을 주님께 드리고 있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그러했듯, 이전에 수치였던 것, 고통이었던 것을 근거로 예수님의 구원자 되심을 증언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을 만나 구원 얻은 자들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기적입니다.  

 

마 9:22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가라사대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시로 구원을 받으니라

 

예수님은 여인을 '딸'이라 불러 주셨습니다. 그녀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그 믿음으로 구원 얻었다고, 구원을 선언하셨습니다. 성경 기자도 여인이 그 즉시 구원을 받았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정결하심과 거룩하심이 여인에게 전파된 것은 결코 공짜로 이루어진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부정함을 자신에게 묻혀가셨습니다. 여인이 몰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한 일이지만 화내거나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여인 대신, 부정한 모든 죄인들 대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진노의 잔, 수치와 고통의 잔, 죽음의 잔을 마시려고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믿음으로 손을 내미는 모든 자들에게 거룩함과 정결함을 주시고, 죄인들 대신 십자가와 죽음의 터널을 통과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건이 복음서들에 상세히 기록되게 하시고, 읽는 모든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바램은 제발 제발 아픈 인생들이 이 여인처럼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에게 부정함과 죄짐을 전가시키고 예수님 덕을 보는 것입니다. 나음을 얻고 구원받는 것입니다. 전 존재를 쏟아부으며 대가를 치르셨는데, 그것이 아깝지 않도록 다들 와서 구원을 누려야겠지요. 예수님이 애타게 외치시는 듯 합니다.  

너희도 아프지? 너희도 남 모를 아픔과 병이 있지? 너희도 구원이 필요하지? 이 여인을 보아라, 내 옷자락만 만지고도 즉시 낫지 않았니? 너희도 이렇게 해라. 누구든지 내게 오라, 내가 고쳐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