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폭풍 반문에 욥은 겨우 이렇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욥기 42:3)"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42:3)"
침묵을 깨고, 나타나 말씀하여 주신 하나님 앞에, 욥은 위대한 창조주의 위엄을 깨닫고 자신을 겸손히 낮추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한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하나님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했지만,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뵌다고 고백합니다.
욥의 고난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 하나님께 대한 이해와 지식이 그 이전과는 판이해졌기 때문입니다. 신앙 여정에서 분명 진심을 다해, 진실되게 하나님을 알아나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오묘하심과 그 크신 지혜의 세계 앞에서 우리의 지식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한계적입니다. 욥과 같이 입을 막고, '제가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었군요' 하며 엎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난 속에 욥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여실히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는 자신, 하나님의 은혜의 장막이 벗겨진 후에는 사람들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인 자신, 다만 하나님이 구원과 긍휼을 필요로 하는 자신의 본 모습과 맞닥뜨렸을 것입니다. 여자의 후손으로 계시된 구속자를 간절히 바라고 바랬을 것입니다.
욥과 말씀을 마치신 하나님은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노하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 (42:7b)"
욥의 친구들은 하나님을 정의의 심판자, 상선벌악, 인과응보의 법칙을 집행하시는 분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이 일면 옳아보이지만, 그런 획일적인 원칙 앞에서는 다 심판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을 깨닫기 못하였습니다. 고난 당하는 욥은 악한 일을 해서 그럴 것이라며 공격할 때에, 멀쩡한 자신들은 벌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은 선인이라고 착각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작디 작은 인생들도 존귀히 여기시고, 자격 없는 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구원자를 보내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그 생명의 복음에 대해 무지하였습니다.
"그런즉 너희는 수소 일곱과 숫양 일곱을 가지고 내 종 욥에게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리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것인즉 내가 그를 기쁘게 받으리니
너희가 우매한 만큼 너희에게 갚지 아니하리라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라 (42:8)"
하나님은 친구들의 욥을 통해 번제를 드리고, 욥의 기도를 통해 용서와 긍휼을 얻도록 하셨습니다. 욥에게는 구속자에 대한 믿음, 장차 하나님께서 이루실 복음에 대한 지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하나님의 긍휼을 의지하는 욥의 믿음은, 믿음으로 더 나은 제사를 드렸다고 인정받은 아벨의 제사와 같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엘리바스와 빌닷과 소발이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했습니다. 하나님은 욥을 기쁘게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욥이 그의 친구들을 마음으로 용서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에, 하나님의 욥을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가 고난받기 이전에 가졌던 소유보다 갑절을 주셨습니다. 그의 모든 형제 자매와 이전에 알던 이들이 다 와서 그와 함께 음식을 먹고 욥의 고난을 위로하며 선물을 주었습니다. 욥은 다시 아들 일곱과 아름다운 딸들 셋을 낳았고, 백 사십 년을 살며 사대를 더 보며 행복을 누리다가 죽었습니다.
욥을 통해 사탄의 시험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님,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아시고 변호해주실 예수님, 우리의 의가 되어주실 예수님, 하나님 아버지께 버림받고 말할 수 없는 고난을 당하시면서도 죄인들을 위해 용서의 기도를 올리신 예수님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스럽고 아름다우신 외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인생들을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욥에게 큰 고난을 허락하셨지만 또한 그를 사랑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고, 모든 것을 잃어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붙드는 믿음으로 연단시키신 하나님, 그의 고통의 순간마다 함께 하시고 지켜보시며, 장차 있을 독생자 예수님의 고난의 의미를 우리에게 알게 하신 하나님, 욥과 함께 아파하시며, 조용히 고통을 삭이고 계셨을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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