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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시가서

11.16. 빌닷의 인간 이해 (욥기 8장)

by songofkorea 2016. 11. 16.

수아 사람 빌닷이 입을 열어 욥을 책망하였습니다. 


"네가 어느 때까지 이런 말을 하겠으며 어느 때까지 네 입의 말이 거센 바람과 같겠는가

하나님이 어찌 정의를 굽게 하시겠으며 전능하신 이가 어찌 공의를 굽게 하시겠는가 

네 자녀들이 주께 죄를 지었으므로 주께서 그들을 그 죄에 버려두셨나니 (욥기 8:2~4)"


그가 해석한 욥의 고난의 원인은 욥과 그 자녀들의 죄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처방도 다음과 같았습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을 찾으며 전능하신 이에게 간구하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반드시 너를 돌보시고 네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욥기 8:5~7)"


그는 그의 인과응보적인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조상들의 지혜, 속담도 거론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자는 풀처럼 일찍 말라버리고 희망이 무너진다고 하였습니다. 존재의 기억조차 어려울 정도로 뽑히고 사라져버린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순전한 사람을 버리지 아니하시고 악한 자를 붙들어 주지 아니하시므로 

 웃음을 네 입에, 즐거운 소리를 네 입술에 채우시리니 

너를 미워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라 악인의 장막은 없어지리라 (8:21,22)" 


빌닷이 말하는 의로움과 청결함과 정직함은 인간이라는 한계적이고 결핍된 존재의 현실은 감안한, 말하자면 정상참작을 해준 상태의 의입니다. 빌닷의 말은 일견 다 옳아보입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로움과 정직함, 하나님께 대한 신앙의 잣대로 볼 때, 욥은 성경도 인정한 의인이요, 우등생 중에 우등생이었다는 것입니다. 


빌닷의 말만 들어보면 그가 인간의 자력 구원의 가능성을 믿었다거나 자기 자신의 실존을 잘 모르지 않았는가 의심이 생깁니다. 청결하고 정직한 자, 그 처소가 의로운 자, 순전한 사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요. 정의롭고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고 상 주실 인물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요. 


그가 욥을 바로 알고 욥의 고난을 바로 알았더라면, '인간이 이렇게 이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이다'라는 논지를 펼치지 않고, 절대적인 하나님의 기준 앞에 서서 자격 미달인 친구 욥과 자신과 인류 전체의 현실을 절감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욥과 함께 업드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해야 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