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수에로 왕에게는 아각 사람 하만이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왕의 신임을 얻어 지위가 올라가 모든 대신들보다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모든 신하들이 하만에게 꿇어 절을 하라는 왕명까지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모르드개 한 사람은 그 명령을 어겨 하만에게 꿇지도 않고 절하지도 않았습니다. 누가 왜 왕명을 거역하느냐 종용할 때마다 자기는 유다인임을 밝힐 뿐이었습니다.
모르드개의 일이 하만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너무 화가 나서 모르드개 한 사람만 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아하수에로가 다스리는 유다인, 즉, 모르드개의 동족을 다 멸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는 거사(?)를 치를 날짜까지 제비 뽑아 아달월(열두째 달)로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하수에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만이 아하수에로 왕에게 아뢰되 한 민족이 왕의 나라 각 지방 백성 중에 흩어져 거하는데 그 법률이 만민의 것과 달라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하오니 용납하는 것이 왕에게 무익하니이다 왕이 옳게 여기시거든 조서를 내려 그들을 진멸하소서 (에스더 3:8,9a)"
하만이 어떻게 이렇게 높아졌는지, 왕은 왜 모두 그에게 무릎꿇어 절하라는 조서를 내린 것인지, 그것부터가 잘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절하지 않는 모르드개를 미워하여 그가 속한 민족이라고 온 유다 백성을 죽이겠다는 발상도 심히 교만하고 악합니다. 비상식적인 일,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하만은 왕에게 청할 때에 은 일만 달란트를 뇌물로 제시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포로로 잡혀온 소수 민족의 운명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너무도 쉽게 '너의 소견에 좋을 대로 행하라' 하며 허락했습니다.
그리하여 첫째 달 13일, 서기관들이 소집되고 하만은 명령을 내려 왕의 대신들과 각 지방 관리와 민족의 관원들에게 아하수에로 왕의 이름으로 조서를 쓰도록 하였습니다.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여러 지방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쳤습니다.
"이에 그 조서를 역졸에게 맡겨 왕의 각 지방에 보내니 열두째 달 곧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 하였고 이 명령을 각 지방에 전하기 위하여 조서의 초본을 모든 민족에게 선포하여 그 날을 위하여 준비하게 하라 하였더라
(에스더 3:13,14)"
조서가 반포되었습니다. 왕은 하만과 함께 앉아 여유롭고 먹고 마시고 있었지만, 수산 성은 어지러웠니다.
힘 있는 자들일수록 공명정대한 눈과 신중한 법 집행과 양심이 필요합니다.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통치자, 그에게 빌붙어 온갖 거짓과 아첨과 뇌물로 눈을 흐리게 하는 간신, 이런 사람들이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백성들은 고통하게 됩니다. 오늘 이 땅에도 이런 가공할 만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으니, 참으로 해 아래 새 것이 없습니다. 이 때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을 기대하고 바라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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