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역사서로는 느헤미야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에스더서는 에스라, 느헤미야와 동시대에, 이스라엘이 타국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시절에 있던 일입니다.
인도에서 구스까지 127개 지방을 다스리던 아하수에로(아닥사스다, 혹은 크세르세스) 왕이 수산 궁에서 다스린 지 제 삼년, 그는 부귀와 권세를 자랑하고자 그의 모든 지방관과 신하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바사와 메대의 장수와 각 지방의 귀족과 지방관들을 다 모았습니다. 장장 반년 동안 향연을 열며 그의 영화와 위엄을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왕은 또 도성 수산에 있는 백성들을 위하여 왕궁 후원 뜰에서 칠일 동안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대리석과 색색의 장식, 제각기 다른 디자인을 한 금잔으로 제한이 없이 음식과 술을 즐겼습니다. 마시는 것도 법도가 있어서 억지로 마시게 하지 않고 모두들 자기 원하는 대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왕후 와스디도 왕궁에서 여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일곱째 날, 왕은 술이 취하여 왕후 와스디가 왕후의 관을 차려 입고 왕 앞으로 나오도록 명하였습니다. 와스디의 미모가 하도 출중하여, 그의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관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와스디는 내시가 전하는 왕명을 거절하였습니다. 왕은 화가 나서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았습니다. 왕은 이런 전례가 있었는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규례와 법률 자문을 하는 자들은 왕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므무간이 왕과 지방관 앞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왕후 와스디가 왕에게만 잘못했을 뿐 아니라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의 관리들과 뭇 백성에게도 잘못하였나이다 (에스더 1:16)"
그들은 왕후가 왕에게 이렇게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모든 여인들도 영향을 받아 자기 남편들을 멸시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집안마다 분란과 다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벌을 내려 왕후 와스디를 폐위시키고 그보다 나은 사람에게 그 자리를 주라고 조언하였습니다.
왕의 조서가 이 광대한 전국에 반포되면 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여인들이 그들의 남편을 존경하리이다 하니라 (1:20)"
아하수에로 왕은 그 제안을 옳게 여기고 그대로 행했습니다. 각 지방 각 백성의 문자와 언어로 모든 지방에 조서를 내려, 남편이 자기의 집을 주관하게 하고 남편이 속한 민족의 언어로 말하도록 하였습니다.
왕은 좋은 의도로 했을지라도 왕비는 왕의 주사로 여기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용모를 드러내는 것이 마치 인격이 아닌 물건 취급 당하는 것으로 느껴져 싫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의견이 다를 때, 왕이 진정으로 왕비를 아꼈다면 이슈화하고 폐위까지 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와스디가 느낀 싫은 감정이 합당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과 와스디 왕비의 사례는 하나님을 떠난 인생들이 각기 선악간의 판단 주체가 되고 자기중심성과 이기심으로 오염된 이 세상에서 항상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서로 충돌할 때가 있으므로 권위와 질서를 세우고, 법제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충돌을 최소화하고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차선책이므로 모두에게 수긍이 되고 만족을 줄 수는 없습니다. 세상 법칙은 그 간극을 힘과 권력과 협박과 불이익으로 컨트롤합니다. 그러나 그 자체가 결국 권위과 규례와 법률의 한계를 말해줄 뿐입니다.
인생들은 살아가면서 어느 누군가에게는 자기 의지를 내려놓고 순복하고 지배 당합니다. 그 자체가 문제이기보다는, 우리 위에 있는 권위자들이 우리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고 착취한다는 것이 어려운 문제일 것입니다.
진정한 권위는 무엇일까요.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하며, 복종하는 이가 불이익을 당하거나 착취당하지 않고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진실과 정직으로 다가오는 권위라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인격으로, 목적으로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세상 어디에 이런 권위가 있을까요.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요 생명의 근원이십니다. 합당한 것들을 명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역하고 불순종하지만, 그 때에도 폭력으로, 힘으로 일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인격으로 대하시고, 오랫동안 설득해 내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빼앗아갈 필요가 없으신 분이십니다.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고 우리가 주님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누리길 원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자비하신 아버지와 같은 분이십니다. 우리의 하나님이 이런 하나님이심을 감사합니다. 이 땅에서도 하나님을 닮은 진정한 권위자, 겸손과 진실과 사랑으로 다스리는 리더들이 많이 일어서길 기도합니다. 제가 누군가의 상사게 되고 연장자가 되고 리더가 될 때, 하나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워 진정한 권위를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날마다천국한잔::구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03. 교만하고 악한 통치자와 배후 세력 (에스더 3장) (0) | 2016.11.03 |
---|---|
11.02. 왕후가 된 에스더 (에스더 2장) (0) | 2016.11.02 |
10.31. 느헤미야의 개혁 (느헤미야 13장) (0) | 2016.11.01 |
10.30. 예루살렘 성벽 봉헌식 (느헤미야 12장) (0) | 2016.11.01 |
10.29. 예루살렘 정착민 (느헤미야 11장) (0) | 2016.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