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장님처럼 사마리아로 이끌려 이스라엘 왕에게 음식을 대접받고 물러난 일을 치욕스럽게 여겼는지, 후에 아람 왕 벤하닷이 그의 온 군대를 모아 사마리아를 에워쌌습니다. 포위한 채 장기전에 들어가자 성중에 있는 주민들은 식량이 바닥나고 굶주리게 되어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나귀 머리 하나이 은 팔십 세겔, 비둘기 똥 사분의 일 갑은 은 다섯 세겔에 거래될 지경이었습니다. 여인들이 친 자식을 잡아먹는 끔찍한 일들까지 발생했습니다. 왕은 이 비참한 사태에 자기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었습니다. 지금의 재앙이 여호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 기도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나님을 찾는 자들은 환난의 때에 사랑의 채찍임을 느끼며 회개하지만 하나님을 멀리하려는 자들은 채찍에서 사랑을 찾지 못하고 이를 갑니다. 자기 수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요.
"이 재앙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왔으니 어찌 더 여호와를 기다리리요 (6:33b)"
그는 또한 또한 하나님의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분통을 터뜨리며 엘리사 선지자를 저주하였습니다.
"사밧의 아들 엘리사의 머리가 오늘 그 몸에 붙어 있으면 하나님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실지로다 (열왕기하 6:31)"
이 무슨 꽉 막힌 마음 심보랍니까. 이 때 엘리사는 장로들과 함께 집에 앉아 있었습니다. 왕은 엘리사를 해하고자 사람을 보내었습니다. 하지만 천리안이 있는 엘리사는 앉아서도 사태를 간파했습니다. 그는 왕이 자신의 머리를 베려고 사람을 보냈다며, 왕의 사자를 문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곧 끝이 날 것임을 이렇게 예언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일 이맘 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리라 하셨느니라 (열왕기하 7:1)"
그 말을 들은 왕의 장관 하나는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하며 코웃음 쳤습니다. 엘리사는 그가 한 불신의 말을 따라, 그가 눈으로만 예언의 성취를 확인하고 그것을 먹지는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아사 직전의 사마리아성, 그런데, 내일 그런 엄청난 반전이 이루어지다니... 이렇듯 믿기 힘든 일이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성문 어귀에는 성 안 사람들 못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 명의 나병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죽느니 차라리 먹을 것이 있는 아람 군대에 가서 항복하자고 했습니다. 혹 그들이 살려주면 사는 것이고 아니면 죽기로 각오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람 진영에 이르자 물건들만 남긴 채 한 사람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람 군대에게 큰 군대가 쳐들어오는 소리를 듣게 하신 것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주변국에서 용병을 사서 반격하는 것이라 여기고 혼비백산 도망을 쳤습니다. 나병 환자들은 뜻밖의 상황을 만나 신나게 먹고 마시고 은금을 주웠습니다. 그러다가 이 기쁜 소식을 자기들만 누리는 것이 양심이 찔렸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해서는 아니되겠도다 오늘은 아름다운 소식이 있는 날이거늘 우리가 침묵하고 있도다
만일 밝은 아침까지 기다리면 벌이 우리에게 미칠지니 이제 떠나 왕궁에 가서 알리자 (7:9)"
나병 환자들은 병들어 사회에서 쫓겨나고 버림 받았던 자들이지만 성안에서 고통하고 있는 정상인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나병환자들에게서 너무 엄청난 소식을 들은 사마리아 성의 사람들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들은 먼저 스파이 다섯을 보내어 확인한 후에야 마음을 놓았습니다. 굶어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성읍 사람들은 단박에 성문 밖으로 쏟아져나와 아람 진영으로 돌진했습니다. 그러나 엘리사의 예언을 무시했던 장관은 코 앞에 있는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성문을 지키다가 사람들에게 깔려 압사를 당하고 만 것입니다.
"그의 장관에게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곧 백성이 성문에서 그를 밟으매 죽었더라 (7:20)"
하나님은 하늘에 창을 내실 수 있는 분이시고, 아람 군대가 환청을 듣게 하실 수도 있고,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어떤 기이한 방법으로도 그 말씀을 성취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제가 하나님 앞에 믿음의 생각과 말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나병 환자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에 도취되어 있지 않았던 것처럼, 먼저 믿은 자들이 아름다운 소식 복음에 대해 입을 다물고 침묵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주님께서 들을 귀 있는 자, 진리를 찾는 자들을 만나게 하시고, 이 아름다운 소식이 전파되는 도구로 부족한 저도 사용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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