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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06.26. 아브넬과 요압의 악연 (사무엘하 2장, 3장)

by songofkorea 2016. 6. 26.

사울의 아들로서 이스보셋은 군대장관 아브넬이 명목상의 왕으로 세운 인물입니다. 아브넬은 기존의 군사력을 가지고 새 왕 다윗의 밑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막강한 군부 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 진영과 이스보셋 진영이 대치한 지 오래, 한번은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브넬이 요압에게 이르되 원하건대 청년들에게 일어나서 우리 앞에서 겨루게 하자 (사무엘하 2:14)”

 

싸움은 아브넬이 먼저 걸었지만 패배하여 도망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노루같이 발이 빠른 요압의 동생 아사헬이 아브넬을 뒤쫓았습니다. 아브넬은 다윗 진영의 중요 인물인 요압의 동생을 헤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도망치는 와중에도 아사헬을 뜯어 말렸습니다.

 

너는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가서 청년 하나를 붙잡아 그의 군복을 빼앗으라너는 나 쫓기를 그치라 내가 너를 쳐서 땅에 엎드러지게 할 까닭이 무엇이냐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떻게 네 형 요압을 대면하겠느냐 (사무엘하 2:21,22)”

 

아사헬은 자신의 빠른 발만 믿고 상대편의 대장인 아브넬을 쳐서 큰 공을 세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포기를 모르고 끝까지 아브넬을 노린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노련한 아브넬이 창 뒤 끝으로 그의 배를 찔러 죽인 것입니다. 결국 참혹한 일이 생기고서야 양 진영의 싸움이 그쳤습니다.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오래 갔습니다. 다윗은 점점 강해지고 사울의 집은 점점 약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아브넬은 사울의 집에서 점점 권세를 잡았습니다. 어느 날, 아브넬이 사울의 첩이었던 리스바와 통간했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이스보셋이 이에 대해 힐문하자, 아브넬은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워준 은혜를 모른다며, 오히려 식식거리며 분을 내었습니다.

 

내가 유다의 개 머리냐 내가 오늘 당신의 아버지 사울의 집과 그의 형제와 그의 친구에게 은혜를 베풀어 당신을 다윗의 손에 내주지 아니하였거늘 당신이 오늘 이 여인에게 관한 허물을 내게 돌리는도다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맹세하신 대로 내가 이루게 하지 아니하면 하나님이 아브넬에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심이 마땅하니라 그 맹세는 곧 이 나라를 사울의 집에서 다윗에게 옮겨서 그의 왕위를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이스라에과 유다에 세우리라 하신 것이니라 (사무엘하 3:8~10)”

 

적반하장도 유분수건만, 아브넬이 실력 행사를 할까 두려워 이스보셋은 감히 한 마디도 대답지 못했습니다. 그의 진술을 살펴보면, 그가 이미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기름부으신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자기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사울의 집에 붙어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우고, 실세가 되어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리스바의 일로 비난을 받자 그의 마음은 다윗에게 돌아서게 됩니다. 그 동안 정세가 기우는 것을 보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순수하지 못한 동기로, 어쨌든 아브넬은 다윗에게 전령들을 보내어 화해의 악수를 청했습니다. 자기가 협조를 하면 온 이스라엘이 다윗에게 돌아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빼앗긴 아내,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는 것을 조건으로 하였습니다. 이스보셋은 사람을 보내어 울며 울며 따라오는 남편을 쫓고 미갈을 빼앗아 왔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말하여 다윗을 왕으로 추대하자고 설득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압은 동생 아사헬에 대한 원한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는 전투에서 돌아와 아브넬이 화친하고 돌아간 소식을 듣고는 전령을 보내어 아브넬을 데려오게 하고는 조용히 할 말이 있는 척 하며 찔러 죽였습니다. 오랜 기다림이, 황금 같은 기회가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윗은 한탄하며 말했습니다.

 

넬의 아들 아브넬의 피에 대하여 나와 내 나라는 여호와 앞에 영원히 무죄하니 그 죄가 요압의 머리와 그의 아버지의 온 집으로 돌아갈지어다 (3:28,29)”

 

그리고는 요압을 비롯하여 함께한 모든 백성들에게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띠고 아브넬을 애도하도록 하고, 아브넬의 무덤에서 왕 자신이 소리를 높여 울었습니다.

 

온 백성이 보고 기뻐하며 왕이 무슨 일을 하든지 무리가 다 기뻐하므로 이 날에야 온 백성과 온 이스라엘이 넬의 아들 아브넬을 죽인 것이 왕이 한 것이 아닌 줄을 아니라 (3:37)”


다윗의 진심을 본 백성들은 안도하였습니다. 자신의 유익과 영달을 위해 정치구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갈등을 악화시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자기들이 추구하던 이해타산의 어느 한 골짜기에서 배반하고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리에 기초하여 화합과 관용과 하나됨을 도모하는 지도자가 백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지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