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왕이 없어,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멋대로 살던 그 시절,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 이스라엘에 세상 사람들 보기에도 끔찍스러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주인공은 영적인 리더들로 세움 받은 레위 지파의 후손이었습니다. 에브라임 산지 구석에 살던 어떤 레위 사람이 첩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첩이 또 바람을 피우고 남편을 떠나 친정으로 가 버리자, 이 레위 사람이 그녀를 다정한 말로 달래어 데려오고자 하였습니다. 첩이 장인 집에서 먹고 마시며 유숙하는 동안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떠나려는 것을 거듭 권하여 하루 더 하루 더 하다가 겨우 굿 바이~ 하고 집을 떠났는데, 여부스에 이르렀을 때 해가 졌습니다. 종은 거기 묵자고 하였지만 이 레위 사람은 그래도 율법도 더 알고 신심도 있는지라,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여부스를 마다 하고 기브아나 라마로 가기로 하고 더 가서 베냐민 지파의 땅 기브아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나그네를 맞아주는 곳이 없어 난감했다가 겨우 어느 노인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읍에 살던 불량배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들기며 집 주인 노인에게 오늘 온 자를 내놓으라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들을 성적으로 욕보이려는 것이었습니다. 노인이 만류하며 레위 사람은 보호하였지만, 자신의 처녀 딸과 그 사람의 첩을 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무리들이 듣지 않자, 레위인은 자기 첩을 무리들에게 내보내버렸습니다. 이 불한당들은 밤새 첩을 욕보였고, 여인은 새벽에야 겨우 놓여났지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연약한 여인을 불량배들에게 내어주었던 이 레위인은 여인의 죽음을 보고는 그제서야 대노하였습니다. 그는 여인의 시체를 열 두 덩이로 잘라 이스라엘 사방 지파들에게 보내고는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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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는 자가 다 가로되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날부터 오늘날까지 이런 일은 행치도 아니하였고 보지도 못하였도다 생각하고 상의한 후에 말하자 하니라 (사사기 19:30)”
이 일로 모든 이스라엘 자손들이 들고 일어나, 보병 사십만이 미스바에서 여호와의 총회로 모였습니다. 레위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이스라엘 모든 백성은 다들 분노하며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만행에 대해 징계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들은 베냐민 온 지파에 사람들을 보내어 두루 행하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너희 중에서 생긴 이 악이 어찜이뇨 그런즉 이제 기브아 사람 곧 그 비류를 우리에게 붙여서 우리로 죽여 이스라엘 중에 악을 제하여 버리게 하라 하나 베냐민 자손이 그 형제 이스라엘 자손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도리어 각 성읍에서 기브아에 모이고 나가서 이스라엘 자손과 싸우고자 하니 (20:12~14)”
그렇게 하여 이스라엘 전체와 베냐민 자손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하나님께 여쭙고 유다 지파가 먼저 일어나 베냐민을 쳤습니다. 처음에는 베냐민이 기선을 제압하였습니다. 나머지 지파 연합군들은 여호와 앞에서 저물도록 울며 또 여쭙자, 하나님은 ‘올라가서 치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베냐민에게 크게 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울며 금식하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후 다시 여쭈었습니다.
“올라가라 내일은 내가 그를 네 손에 붙이리라 (20:28)”
세 번째 전투에서는 베냐민이 크게 패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매복, 기습 작전에, 첫 두 전투에서 의기양양해진 베냐민은 초토화되어 이만 오천 명이 죽고 말았습니다. 메냐민 지파 용사 육백 명만 살아남아 광야로 도망하여 림몬 바위에 이르러 넉 달을 피신해 있어야 했습니다. 베냐민 지파의 온 성읍과 가축까지 죽고 불타게 되었습니다.
레위인의 첩은 베냐민 한량들의 집단 강간 사건으로, 다시 이스라엘의 내전으로 번졌고, 이제 이스라엘 열 두 지파 중 한 지파가 맥이 끊기는 위기가 닥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절대적인 진리의 기준 없이 다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레위인은 종교인으로서 하나님의 법에 대한 지식도 있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척도 했지만, 그 자신이 첩을 둔 행음자요, 불한당들에게 첩을 내어주고 혼자 집에서 잠을 잔, 동일한 불한당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악에 대해 분노를 하며 첩의 시체를 훼손하며 온 이스라엘을 움직였습니다. 베냐민 지파 또한 악을 악으로 인정하고 합당한 징계를 해야 할 시점에 혈연에 매여 무모하게 무력을 불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무섭고 치가 떨립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떠날 때, 얼마나 자기기만적이고 교만하고 어리석을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제발 제가 이러한 악에서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내 눈의 들보를 둔 채 다른 사람의 허물과 악함을 비난하고 힐난하던 무수한 시간들을 회개합니다. 제 자신이, 제가 속한 신앙 공동체가, 한국 교회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이스라엘의 역사를 거울삼아, 정직하고 겸비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자신을 살피고 먼저 회개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시고 마음을 정결케 하셔서,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하신 공의와 공평과 정의가, 더 나아가 긍휼과 자비가 흐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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