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 이름하는 사람이 어머니의 돈 일천 일백을 훔쳤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아깝고 화가 나 도둑놈을 저주 저주 폭풍 저주 하였습니다. 미가는 겁이 나서 얼른 이실직고하고 은을 어머니에게 돌려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너그러이 용서하며 아들에게 여호와의 복을 받으라고 축복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너무 기특했는지, 어머니는 돌려받은 은으로 아들을 위하여 신상을 새기고 부어 만들었습니다.
“내가 내 아들을 위하여 한 신상을 새기며 한 신상을 부어 만들 차로 내 손에서 이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리노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이 은을 네게 돌로 돌리리라 (사사기 17:3)”
정말 모순되는 일입니다. 여호와께 거룩히 드린다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신상을 부어 만들겠다니… 또 미가에게는 신당도 있었는데, 이 참에 에봇과 드라빔도 만들고, 한 아들은 아예 제사장을 삼았습니다.
“그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17:6)”
그 시대에 대한 사사기의 거듭되는 평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왕이 되어주신 민족인데, 그 영광과 축복을 버리고 자꾸 부패한 본성을 충족시켜줄 세상적인 왕, 우상 숭배로 빠졌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보 역할을 하고 말씀으로 섬겨야 할 레위인들이 설 곳이 없어졌습니다. 이 때 마침 유다 가족에 속한 유다 베들레헴에 레위지파 소년이 있었는데, 거할 곳을 찾지 못하여 떠돌다가 에브라임 산지 미가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미가는 명분 있는 레위인을 만나자 그를 자기를 위한 제사장으로 삼았습니다. 드디어 미가는 신당과 신상과 제사장 풀 셋트를 갖춘 것이었습니다.
“미가가 레위인을 거룩히 구별하매 소년이 미가의 제사장이 되어 그 집에 거한지라 이에 미가가 가로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 (17:12,13)”
그런데, 아모리 족속에게 밀려 산지로 내몰렸던 단 지파 자손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유대의 저지대 땅을 탐지하러 왔다가 미가의 집에 있는 레위 소년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속마음은 도둑이요 강도면서 들은 것은 있어서 레위 소년에게 하나님께 자기들의 행하는 길이 형통할지 어떨지 여쭈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좋은 대답을 듣자 아무 염려 없이 평안히 거하던 라이스 사람들을 침략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들을 치러 올라가자 우리가 그 땅을 본즉 매우 좋더라 너희는 가만히 있느냐 나아가서 그 땅 얻기를 게을리 말라 너희가 가면 평안한 백성을 만날 것이요 그 땅은 넓고 그 곳에는 세상에 있는 것이 하나도 부족함이 없느니라 하나님이 너희 손에 붙이셨느니라 (18:9,10)”
그들은 라이스를 치러 가는 길에 미가의 집도 약탈하여 에봇과 드라빔과 신상을 빼앗고 레위 소년도 빼앗아갔습니다. 그들은 미가 한 사람의 집안의 제사장이 되는 것보다 단이라는 지파 한 자손의 제사장이 되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규모와 사이즈로 유혹했고, 이 제안은 레위 소년의 귀에 기쁘게 들렸습니다. 미가도 항변해봤지만, ‘죽기 싫으면 찍 소리 마!’ 하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미가는 단 자손이 자기보다 강한 것을 보고 단념하고 돌이켰습니다. 이것은 세상 기준으로 보면 너무 흔해빠진 일이지만, 결코 인격 대 인격의 신의와 공도를 따라야 할 하나님의 백성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종교적 모양은 하고 열심을 내는 것 같은데, 그 어디에도 신의와 정의와 공도와 진실은 없었습니다. 야합과 배반과 거짓과 기만, 폭력과 타협이 난무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chateau0225/17196871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듣기 좋은 말을 해 주는 제사장까지 대동했겠다, 단 자손은 의기양양하게 평안히 거하던 라이스를 침략하고 그 땅을 빼앗았습니다.
“단 자손이 자기를 위하여 그 새긴 신상을 세웠고 모세의 손자 게르손의 아들 요나단과 그 자손은 단 지파의 제사장이 되어 이 백성이 사로잡히는 날까지 이르렀더라 하나님의 집이 실로에 있을 동안에 미가의 지은 바 새긴 신상이 단 자손에게 있었더라 (18:30,31)”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가며 우상숭배하는 자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우상이 아니십니다. 우리의 종교적 열심이나 헌물, 종교의식 따위로 만족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마음은 부패한 채로 남아 있는데 겉모양을 내어 하나님을 섬기는 척 하고, 남도 속이고 자기 자신도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축복하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요.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 속지 않으십니다. 결코 우리 손에서 무언가를 드려 만족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자신의 변화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알고, 하나님이 주시는 죄사함과 구원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제가 알량한 제물과 종교적 모양을 갖추고 하나님 앞에 자족하고 착각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내 존재와 씨름하시는 하나님, 아담의 반역과 교만의 피가 흐르고 자신을 높이는 마음, 하나님보다 자기중심적인 욕심을 채워줄 세상의 쾌락을 좇는 본성이 변화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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