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은 나실인으로서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욱 엄격한 신앙적 규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블레셋 여자를 보고 아내를 삼았습니다. 부모들은 할례 없는 블레셋 여자라고 반대했지만 삼손의 논리는 참 간단하였습니다. “제가 좋아해요!”
흔하디 흔한 멜로 드라마와 같은 이 결혼에는 사실 하나님의 뜻이 있었습니다.
“이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관활한 고로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서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 (사시기 14:4)”
하나님은 삼손에게 초인적인 괴력을 주셨습니다. 그는 사자를 만났을 때 맨손으로 사자를 쳤습니다. 얼마 후에 그 사자의 주검에 벌떼와 꿀이 생긴 것을 보았는데, 이를 소재로 결혼 만찬 때 블레셋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었습니다.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맞추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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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혼자만의 특별한 경험을, 이토록 추상적인 단어들로 말하니 참 난감했을 것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아내를 협박하였고, 삼손은 아내가 졸라대자 못 이기는 척 답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아내를 위협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수수께끼를 맞췄다고 화를 내었습니다. 그는 내기에서 진 대가로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준다는 핑계로 아스글론으로 가 그 곳 사람 삼십 명을 죽이고 노략하여 옷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장인 집에 가보니 아내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시집 보낸 터였습니다. 삼손은 또 화를 내며 여우 삼백 마리를 붙잡아 꼬리를 묶고 불을 붙여 블레셋 사람의 곡식 밭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 일로 블레셋 사람들이 그 장인 집에 보복을 하자, 삼손은 또 더욱 화가 나 많은 블레셋 사람들을 쳤습니다. 럭비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를 삼손의 행보에 급기야 블레셋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군사를 몰고 왔습니다.
블레셋에 맞설 힘이 없도 없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도 없이 타협하고 있던 유다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고독하게 싸우는 독립투사 삼손을 배신하였습니다. 유다 사람 삼천 명이 나아와 삼손이 숨어 있는 곳으로 가 그를 구슬려 블레셋에 넘긴 것입니다. 그런데 동족에게는 순순히 오랏줄에 묶였던 삼손은 원수 블레셋 앞에서는 헐크로 돌변했습니다.
“삼손이 레히에 이르매 블레셋 사람이 그에게로 마주 나가며 소리지르는 동시에 여호와의 신의 권능이 삼손에게 임하매 그 팔 위의 줄이 불탄 삼과 같아서 그 결박되었던 손에서 떨어진지라 (15:14)”
삼손은 나귀 턱뼈를 들고 블레셋 사람 천 명을 때려눕혔습니다. 목이 말라 부르짖자 하나님은 레히에 한 우묵한 곳을 터트려 물이 솟게 하셨습니다.
“삼손이 그것을 마시고 정신이 회복되어 소생하니 그러므로 그 샘 이름은 엔학고레라 이 샘이 레히에 오늘까지 있더라 (15:19)”
삼손에게서는 인간의 양면성, 즉 자기 힘으로 있을 때의 불완전함과,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실 때의 초인적인 능력이 드러납니다. 자기 본성대로 살고, 좌충우돌하며,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과도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 독불장군이요, 트러블메이커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면 그는 누가 뭐래도 이스라엘의 사사, 구원자가 되어 일어났습니다. 사십년 압제를 받은 동족들조차 싸워볼 소망도 없고 오히려 자기를 잡아 넘겨주는 상황에서도 그는 괴력을 발휘하여 원수들을 물리치는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엔, 먹을 물어 없어 죽을 위기에 처하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엔학고레의 삼손을 보면, 그의 초인적인 힘이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힘으로 가능한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바알 제사장 850명과 싸워 이기고도 극도의 두려움과 피곤에 지쳐 로뎀나무 아래에 쓰러졌던 엘리야의 모습을 상기시켜 줍니다.
예수님도 성령의 능력으로 수많은 이적을 행해 보이셨습니다. 그러면서도 100%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와 똑같이 배고픔과 피곤함과 연약함을 경험하신 예수님, 우리의 연약함을 잘 이해하시고 체휼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게 합니다.
말씀에서, 좌충우돌하는 삼손이라도 세워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그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구원을 베푸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죄와 죽음의 노예가 되어 거짓에 속고 고통하는 영혼들을 긍휼히 보시고 계심을 믿습니다. 이 하나님을 생각할 때, 허물 많은 제 인생에도 소망을 품게 됩니다. 인생들을 사랑하시고 구원을 베풀고자 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 가운데 선한 뜻을 두신 줄 믿고 감사합니다. 저를 다듬어주시고, 작은 저를 선한 일에 사용하여주시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생명의 역사를 이루셔서 영광 드러내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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