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임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했던 것처럼 입다이게도 와서 항의 하였습니다. 항의 내용은 암몬 전투에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일로 인해 입다와 그 집을 반드시 불살라버리겠다고 협박하였습니다.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했다면 안 불러도 참여했을 일이지, 이게 웬 뒷북이란 말입니까.
입다는 기드온처럼 부드러운 말로 우쭈쭈 달래줄 마음이 없었습니다. 입다는 불렀는데 안 왔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그들의 불합리한 언사를 책망했습니다.
“나와 나의 백성이 암몬 자손과 크게 다툴 때에 내가 너희를 부르되 너희가 나를 그들의 손에서 구원하지 아니한 고로 내가 너희의 구원치 아니하는 것을 보고 내 생명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건너가서 암몬 자손을 쳤더니 여호와께서 그들을 내 손에 붙이셨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오늘날 내게 올라와서 나로 더불어 싸우고자 하느냐 (사사기 12:3)”
입다는 길르앗 사람을 모아 에브라임과 내전을 벌였습니다. 평소 에브라임 사람들은 길르앗 사람들에게 ‘너희는 에브라임에서 도망한 자들이다. 너희는 에브라임과 므낫세 중간에 어중간한 뜨네기들이다’라고 멸시했던 것 같습니다. 글르앗은 이 때 에브라임을 대파하였습니다. 에브라임의 승리의 자부심이었던 유서 깊은 요단 나루턱에서, 그들이 멸시했던 길르앗 사람들에게 잡혀 죽게 되었습니다. 길르앗 사람들은 요단 나루턱을 점령하고는 에브라임의 사투리에 착안하여 ‘십볼렛’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씹볼렛’이라고 발음을 하는 것으로 에브라임 사람들을 구분하여 족족 잡아 죽였습니다. 이로 인해 에브라임 사람 42,000명이 죽고 말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followlight/1230
에브라임 지파가 왜 이렇게 치욕을 당한 것입니까? 그들은 야곱 족속을 먹여살린 그 훌륭한 요셉의 후손이라는 자만심, 특권의식, 1등 주의가 있었습니다. 입다가 과격했던 것도 문제이지만, 여호수아 시대부터 보인 그들의 교만한 언사, 공동체를 와해시키는 행동 때문입니다. 생각할수록, 그들의 처신은 정말 찌질했습니다. 대접받기만 원하고, 정작 필요할 때는 힘을 쓰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목숨 걸고 정복전쟁하고, 침략군과 맞서 싸울 때 가만히 조용히 복지부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전쟁이 마무리되고 나면, 공을 세운 다른 지파 사람들을 시기하며 자기들을 왜 안 불렀냐며 딴지를 걸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남을 욕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변 사람들은 정말 피곤해집니다. 그러한 사람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와해시키고, 암적인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에브라임 지파 안에서도 누군가 지각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 영향력을 발휘하고 설득을 해내었더라면 좋았을 것은... 그저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 누구도 지파 전체의 어리석은 행보에 대해 'No!', '이건 정말 아닙니다!' 하고 막아서는 자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에브라임은 기드온 때 통한 것처럼 면을 세우지도 못하고 강성 입다에게 걸려 큰 비극을 보고 말았습니다.
좀 부족하고 어눌한 사람, 심지어 큰 실수를 하는 사람들조차 용서를 받고, 조직에 살아 남고, 시간이 가면서 배우고 익혀 자기 역할을 해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만한 생각을 가지고 이기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구는 사람은 답이 없습니다. 성경은 교만을 ‘패망의 선봉’,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제가 아무 근거도 없이 얼마나 쉽게 교만해지고 자고하기 쉬운 자인지 생각할 때, 오늘 말씀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제가 에브라임과 같은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은가 살피게 됩니다. 잘 되는 사람을 보면 시기 질투하지 않고 인정해주고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길 기도합니다. 공동체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땀을 흘리며 노력을 보태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함께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고,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복된 자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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