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후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나아와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기드온이 미디안 전쟁 때 에브라임 지파를 부르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자신들을 푸대접했다고 항의했습니다. 에브라임은 전에 정복전쟁 때에도 자신들이 큰 지파인데 땅 분배 때 한 분깃 제비만 뽑게 했다고 불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유순하고 지혜로운 말로 그들을 달래었습니다.
“나의 이제 행한 일이 너희의 한 것에 비교 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 하나님이 미디안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붙이셨으니 나의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의 한 것과 비교되겠느냐 (사사기 8:1~3a)”
이는 싸움 말미에 적군이 도주하는 방향을 따라 기드온이 메신저를 보내어 에브라임 온 산지로 두로 다니며 미디안을 치도록 군사를 소집하였고 에브라임 사람들이 이에 응하여 나아와 도주길을 막고 미디안의 군장들 오렙과 스엡을 죽인 것을 가리킵니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는 리더는 지파들의 참여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도 혹시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까 하여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고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도울 마음이 있다면 자신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하고 행동을 취했어야 합니다. 전쟁을 위해 사람들이 모일 때는 부르기까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안 불렀다고 이렇게 항의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떨어져 보입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자신들이 그냥 열 두 지파 중 하나가 아니라 특별한 지파, 좀 더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지파라고 여긴 것 같습니다. 더구나 기드온의 그들의 형제인 므낫세 지파의 지도자였는데, 중요한 시점에 리더쉽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상당히 가소롭고 고까운 그들의 태도에 자칫 위화감이 조성되고 이스라엘에 갈등과 분열의 위험이 있었지만, 기드온의 판단력과 지혜로운 대답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에 에브라임은 에후가 사사가 되었을 때에도 똑같이 자존심을 내세우고 딴지를 걸다가 혼쭐이 나게 됩니다. 공동체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희생하고 헌신하려는 마음 없이 특권 의식을 가지고 대접받기만을 바라는 개인이 있으면 어떤 상황도 힘들게 몰아가기 마련입니다. 겸손과 정직으로 옷 입어야겠습니다.
기드온의 군대는 요단에 이를 즈음 심하게 피곤해졌습니다. 그런데 숙곳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청했다가 세바와 살문나가 아직 남았지 않느냐며 거절당했습니다. 브누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드온은 세바와 살문나가 태평하게 있는 틈을 타 대파하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맹세한 대로 숙곳과 브누엘에 앙갚음하였습니다. 그런데 세바와 살문나를 죽일 때, 그 약대의 목에 있던 초승달 형상의 장신구를 버리지 않고 간직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기드온의 사는 사십 년 동안 태평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압제 아래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 군대의 기적 같은 놀라운 승리가 너무 기뻤습니다. 그들은 기드온의 집안이 이스라엘을 다스리기를 청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삼백 명으로 그 큰 적군을 무찌른 것은 하나님의 함께 하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8:23)”
그러나 기드온은 큰 우를 범하였습니다. 하나를 사양한 대신 이스라엘 무리들로부터 약 20kg에 달하는 금붙이를 모아 에봇을 만들어 자기 성읍 오브라에 두었습니다. 에봇은 대제사장이 입는 조끼 모양의 화려한 의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이 에봇을 입고 우림과 둠밈으로 하나님의 판결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우상화하기 쉬운 인간들에게 이는 기드온의 집안에 올무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실로에 있는 성막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대신 이 금 에봇을 음란하게 섬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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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드온은 처첩을 많이 두고 아들을 칠십 명을 둘 정도였습니다. 특히 세겜에 둔 첩의 아들 아비멜렉은 기드온과 달리 왕을 자처하며 교만의 독을 품었습니다. 진정한 회개가 없고 하나님께 대한 지식이 없는 이스라엘은 금새 또 바알 숭배에 빠지고, 압제와 고통에서 구원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말씀을 통해 에브라임의 특권의식과 자존심, 대접받고자 하는 마음을 경계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또한 기드온과 같이 한 분야에 큰 공을 세우고 훌륭한 행동을 한 것이 결코 안심할 것이 아님을 배우게 됩니다. 물질과 세상 명예와 쾌락을 우상처럼 섬기려는 부패한 본성을 경계하고 깨어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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