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5. 너무 많다! (사사기 7장)

기드온의 군대는 일찍이 일어나 미디안과 대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그의 군대 숫자가 너무 많다고 하셨습니다.

 

“너를 좇은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붙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스려 자긍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사사기 7:2)”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은 인간의 생각과 너무 다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승리를 위해서는 군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할 것 같은데, 하나님은 좋은 조건에서는 일하실 수 없고, 승리를 주실 수 없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수월하게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 그 사건을 계기로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누구든지 두려워 떠는 자들은 돌려보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만 이천 명이 돌아가고 만 명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래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물가로 내려가 물을 먹여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목이 마르다고 적군을 의식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자들을 돌려보내고, 오직 손으로 떠서 핥은 자들만 따로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테스트를 통과한 비율은 고작 9700 : 300 이었습니다.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 사람을 네 손에 붙이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그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 (7:7)”

 

이미지 출처 : reformedpreacherssociety.blogspot.com, kcm.co.kr

 

셀 수 없이 몰려온 적군 앞에 딱 삼백 명 군사, 이들만 데리고 전쟁을 치르라 하신 것, 기드온에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 밤, 하나님은 내려가 적진을 치라고 하시며, 그들을 이스라엘에게 붙여주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골짜기에는 미디안, 아말렉, 동방 군대가 메뚜기떼처럼 무수했고, 약대도 해변의 모래처럼 많아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의 인간적인 두려움을 잘 아시고, 그들의 말을 들으라 일러 주셨습니다.

 

미디안 진영에 몰래 접근하니, 적군 둘이 두런 두런 꿈 얘기를 하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으로 굴러들어와 한 텐트를 쳐서 무너뜨렸다는 것입니다. 꿈 이야기를 들은 동료는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날이다.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군대를 그의 손에 붙이신 것’이라고 해몽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손을 쓰시니, 적군이 이미 패전의 꿈을 꾸고 그렇게 해석을 하고 두려움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기드온은 이스라엘 진중에 돌아와 군사들을 일으켰습니다.

 

“일어나라! 여호와께서 미디안 군대를 너희 손에 붙이셨느니라 (7:15)”

 

기드온 군대가 싸운 방법은 매우 특이했습니다. 그들은 삼백 명을 세 대로 나누어 손에 나팔과 빈 항아리를 들고, 항아리에는 횃불을 감추었습니다. 기드온은 나팔을 불어 신호를 보낼 때, 진 사면에서 또한 나팔을 불며 ‘여호와를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라고 외치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밤중에 적군이 교대를 할 때, 나풀을 불고 항아리를 부수며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여!’ 하고 외쳤습니다. 적진을 사면에서 에워싸며 횃불을 높이 들고 소리를 지르며 나팔을 불자, 적군은 제대로 싸워보기도 전에 적군이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공포심과 두려움을 주신 것 같습니다. 그들은 부르짖으며 도망하고, 자기들끼리 칼날로 치며 무력화되었습니다.

 

7년 동안 압제에 시달리며 대로로 다니지도 못하던 이스라엘, 조금이라도 덜 뺏기기 위해 몰래 숨어서 타작을 하던 이스라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디안 군대를 대파하였습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가장 관심두고 중시하시는 것은 우리의 승리 자체가 아님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드러내시고, 택한 백성의 인식을 바꾸시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문제들과 씨름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니, 나를 사랑하신다고 하시니, 하루 빨리 해결해주시도록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와 씨름하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나의 능과 힘도 아니요, 유리한 상황도 아니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가운데 하나님 한 분을 주목하는 자리까지 인도하심을 깨닫습니다. 승리가 교만의 근거가 되지 않고, 성취가 자긍심의 독약이 되지 않도록, 인간적인 방법들과 가능성을 깨뜨리시고 오래도록 인내하며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느끼게 됩니다. 쉽고 빠른 길을 좋아하는 조급한 본성이 한 순간에 변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기억하고 오늘 하루 잠잠이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의 걸음 걷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