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을 건너 담대한 믿음으로 가나안을 정복하도록 명하였습니다. 40년 전, 가데스 바네아의 반역 때처럼 그들이 강한 거인족이라고 해서 물러나서는 안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힘이 없지만,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맹렬한 불과 같이 그들 앞에 나아가시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또한 승리 후에 이스라엘이 교만에 빠지지 말도록 신신당부합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어 주시는 것은 이스라엘이 뭘 잘 해서가 아니라, 가나안 민족들의 악함이 정한 수위까지 차고 심판의 때가 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네가 가서 그 땅을 차지함은 네 공의로 말미암음도 아니며 네 마음이 정직함으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이 민족들이 악함으로 말미암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심이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맹세를 이루려 하심이니라
(신명기 9:5)
모세는 가나안 거민을 물리치고 약속의 땅을 차지하는 것이 그들의 공의로와서가 아니라고 거듭 상기시킵니다. 그 근거로, 그들 선대가 어떤 허물이 있는지, 부끄럽지만 엄연한 흑역사를 밝힙니다.
그러므로 네가 알 것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이 아름다운 땅을 기업으로 주신 것이
네 공의로 말미암음이 아니니라 너는 목이 곧은 백성이니라
너는 광야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격노하게 하던 일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9:6,7)
모세의 표현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나오던 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늘, 항상,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호와를 거역해왔습니다. 마실 물과 먹을 것과 길이 험악한 것을 불평했고, 하늘에서 내려주는 만나가 지겹다며 악평하였습니다. 심지어 고기와 파, 마늘, 부추 등 메뉴를 들먹이며 불평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광야 길에서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고, 상황이 어려울 때 불평 불만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4백 년을 노예로 있다가 하나님의 큰 권능으로 구원받은 은혜를 신속히 잊어버린 것, 이제껏 능력을 보여주신 하나님을 신뢰하여 공손한 말로 필요한 것을 간구하기보단, 하나님이 괜히 출애굽 시켜 광야에서 다 죽게 만든다, 애굽이 차라리 낫다 하며 악한 말로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 인간성을 상실한 노예근성의 발로, 방종과 어리석음의 발로였습니다.
모세는 특히, 이스라엘의 씻을 수 없는 흑역사, 금송아지 우상숭배 사건을 언급하였습니다. 모세는 언약식 체결 후, 시내 산에 올라가 두 돌판을 받고 성막에 대한 상세한 설계도를 듣는 동안 사십 주야를 금식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산 밑에서 벌어진 금송아지 사건 때문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큰 진노를 사, 다시 사십 주야를 금식하며 목숨 걸고 중보기도해야 했습니다.
가데스 바네아의 반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 대망의 타임, 약속의 땅을 차지한 타이밍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수아와 갈렙의 믿음의 격려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의 길 대신 열 두령의 불신적인 보고를 택하였습니다. 가나안 족속을 절대로 이길 수 없고, 이 광야까지 나와 다 죽게 생겼네, 망했네 망했어~ 하며 밤새 통곡하였습니다. 이 역시 하나님의 큰 진노를 사, 모세는 또 다시 사십 주야를 엎드리어 간구해야 했습니다.
그림 출처 :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생각하사 이 백성의 완악함과 악과 죄를 보지 마옵소서 (9:27)
항상 여호와를 거역해왔던 그들, 하나님의 진노를 사 몇 번이고 멸망의 위기를 맞았던 이스라엘이 지금의 이 축복, 이제 신세대가 요단을 건너 약속의 땅을 차지할 이 상황은 그렇게 모세의 끈질긴 중보와 하나님의 용서, 언약을 다시 맺으시고 그들과 함께 하신 하나님, 무엇보다도 선조들과 맺으신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과거를 명심하고 이스라엘 신세대가 명심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10:12,13)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이방의 나그네 되었던 그들, 늘상 진노를 유발했던 과거를 기억하여 겸손히 하나님을 경외하기 원하십니다.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고 뇌물을 받지 않으시는 하나님,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답게 정의와 자비를 실현하며 살기 원하셨습니다.
저 역시 힘든 상황 앞에서 나의 죄, 크신 구원의 은혜를 망각하고 불신적인 말, 원망과 불평, 불순종을 드릴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죄인에게 영원히 진노하지 않으시고, 불쌍히 여기사 용서하시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맹세하신 언약을 신실히 지키시는 하나님, 아니, 그에 앞서, 우리의 죄악됨을 아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리시고자, 먼저 그런 언약을 주시고, 스스로 언약에 매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감사합니다. 제가 잘 나갈 때에도 교만해지지 않고, 하나님의 긍휼과 신실하심이 그 이유임을 인식하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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