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둔 요단 가 모압 평지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당부하셨습니다.
“너희가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그 땅 거민을 너희 앞에서 다 몰아내고
그 새긴 석상과 부어 만든 우상을 다 파멸하며 산당을 다 훼파하고 그 땅을 취하여 거기 거하라
내가 그 땅을 너희 산업으로 너희에게 주었음이라 (민수기 33:51~53)”
이렇게 지시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 경고하신 것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원주민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남은 자들인 눈에 가시, 옆구리에 가시처럼 되어 그들을 괴롭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족속을 향해 작정하신 심판을 이스라엘에게 행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가나안 정복 전쟁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을 놓고, 무자비하고 나쁜 하나님이라고 비판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왈가왈부할 만한 자가 못 되지만, 성경 전체를 놓고 볼 때, 제가 이해하는 하나님은 정당하게 심판하시는 공의의 하나님, 그러면서도 긍휼과 용서를 베풀기 원하시는 자비의 하나님, 그리하여 죄인이라도 회복되고 구원받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가나안 족속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은 분명히 심판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창세기 6장의 대홍수 심판이 있었습니다. 노아 가족 여덟 명을 제외하고 전 인류가 몰사한 무시무시한 심판입니다. 또한 세상 끝날에 이루어질 최종적인 심판은 더욱 무서운 불 심판이라고 예언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도 책잡을 수 없는 정확무오한 심판의 주권자 하나님을 인정하고, 겸손히 긍휼과 구원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들어갈 가나안 땅의 동서남북 경계를 정하여 주셨습니다. 또한 요단 동편의 땅을 이미 분배 받은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를 제외하고, 9.5 지파가 제비 뽑아 땅을 기업으로 나누도록 하였습니다.
따로 기업을 받지 않는 레위인들을 위해 이스라엘 중에 성읍을 따로 정하여 주도록 하셨습니다. 레위인이 거주할 성읍은 총 42 성읍이었고, 성읍마다 사방 이천 규빗을 측량하여 부지로 주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레위인들에게 맡길 여섯 개의 특별한 성읍이 더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도피성’이었습니다. 도피성은 이스라엘 열 두 지파 경내에 여섯 군데, 요단강은 경계로 동 서에 세 군데씩 두었습니다.
그림 출처 :
“너희가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너희를 위하여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여
그릇 살인한 자로 그리로 피하게 하라 이는 너희가 보수할 자에게서 도피하는 성을 삼아
살인자가 회중 앞에 서서 판결을 받기까지 죽지 않게 하기 위함이니라 (민수기 35:10,11)”
“이 여섯 성읍은 이스라엘 자손과 타국인과 이스라엘 중에 우거하는 자의 도피성이 되리니
무릇 그릇 살인한 자가 그리로 도피할 수 있으리라 (35:15)”
하나님은 살인을 엄격히 금하셨지만, 그래도 인간이 뜻하지 않게 남을 해할 수 있음을 아시고, 정당한 판결을 받기까지 살 길을 마련하여 주셨습니다. 물론, 고의로 살인한 자는 예외입니다. 고살자는 생명의 속전도 받지 말고 반드시 살인한 죄값을 물어 죽이도록 하셨습니다.
도피성은 오직 원한 없이, 우연한 사고로 밀치거나 물건을 잘못 던져 맞게 하거나 한 경우에만 해당되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일단 도피성으로 피하여, 당대의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도피성 안에 피해 있어야 합니다.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고 속전을 받고 형을 감량해주어도 안 되었습니다. 또한 기한을 채우지 않고 도피성 지경 밖으로 나가면, 죽은 사람의 가족 친지라든지, 복수자의 공격을 받을 때, 자기 책임입니다.
“너희는 거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피는 땅을 더럽히나니
피 흘림을 받은 땅은 이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할 수 없느니라
너희는 너희 거하는 땅 곧 나의 거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 여호와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함이니라 (35:33,34)”
우리는 살인죄를 다루는 방식과 도피성 제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의 생명을 어떻게 보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죽이는 살인죄는, 자기 생명을 갚아야 하는 중죄입니다. 죄를 다루시는 방식은 엄격합니다. 죄의 대가는 사망입니다. 무죄한 피를 흘려 땅을 더럽혔다면, 피 흘림이 없이는 그 죄를 속할 수가 없습니다.
도피성은 또한 실수하고 넘어지기 쉬운 인생들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나타냅니다. 누군가를 죽인 것은 분명히 죄이지만, 정상 참작을 해주시고, 피할 길을 마련해 주십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우리는 뜻하지 않게, 남을 헤치고 상처 줄 때가 있습니다. 한시 바삐 도피성 되시는 예수님께로 피해야 하는 것이죠.
더 나아가, 약자라고 판단되거나 만만하게 생각되면 아주 대놓고 여러 방식의 폭력을 행사하거나 야비하게 굴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교만하게 형제를 판단하고 정죄함으로써 상대방을 헤치면서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안혹, 나의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하지요.
형제를 미워하는 것, 형제를 보고 바보라고 경멸스러운 말을 하는 것도 살인으로 규정하신 예수님 말씀을 생각해볼 때, 저는 도피성에 숨어도 끌려 나와 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입니다. 궁극적으로, 내 목숨을 내어놓아야 하며, 생명의 속전이 없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자입니다. 다시 한번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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