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오는 놋뱀 사건은 매우 의미심장한 예표입니다. 때는 BC 1406년 정도로 추정되는 광야 훈련 막바지 시기의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방금도 가나안 남방의 아랏 왕의 군대를 대파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에돔 족속이 깐깐하게 나와 빙 에둘러 가자니 길이 험악하였습니다. 백성들은 금새 마음이 상하여 또 모세를 원망하고 악한 말로 불평하였습니다. 길에 대한 불평은 매일 매일 기적처럼 내려주시는 양식 만나에 대해서도 ‘하찮은 음식’으로 폄하하게 했습니다.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 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민수기 21:4,5)”
뭐, 이제는 놀랍지도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모습이 참 민망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 상황에선 그렇게 불평하고 원망하는 것이 아주 아주 합당한 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저 자신도 많은 은혜들을 제쳐두고, 당장 코 앞의 어려움 앞에서 이런 자세를 갖기 쉽습니다. 실제로 불평 불만하고 주위 사람 힘들게 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던 말들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악한 모습이었을까요. 참으로 두려운 일입니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겠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불뱀들을 보내어 징계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진영 여기 저기에서 공포스러운 비명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사막에 사는 맹독성 독사로 추정됩니다.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받는 동안 하나님께서 이들을 보호하셨지만, 불순종으로 인해 그 보호의 빗장을 푸시자, 어디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인지 독사들이 몰려온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로소 그간 하나님께서 지켜 주신 것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백성들은 모세에게 나아와 간청했습니다.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함으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민수기 21:7)”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어떤 솔루션을 주셨습니까?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21:8)"
이는 참 이상한 명령입니다. 지금 백성들이 뱀에 물려 이 난리가 났는데, 불뱀을 높이 달아 바라보게 하라니요. 뱀이라면 에덴 동산에서부터 첫 조상 아담과 하와를 도탄에 빠뜨린 거짓말쟁이, 인류의 원수 아닙니까? 그런 불미스러운 뱀을 장대에 달고, 그것을 보면 산다니…
그러나, 시시각각 독사에 물려 죽어가는 백성들 앞에 모세는 한 시도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모세는 놋으로 뱀 모양을 만들어 장대 높이 매달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목청껏 외쳤습니다.
“뱀에 물린 자들은 당장 고개를 들라. 어서 장대 높이 달린 놋뱀을 보라. 보는 자는 살아날 것이다.
여호와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결과가 어떠했을까요?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게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즉 모두 살더라 (21:9)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augustine76/12237357
죄와 그에 대한 형벌, 저주를 상징하는 뱀, 장대 높이 달린 이 뱀은 왜 ‘살리는’ 뱀이 되었을까요? 요한복음 3장, 니고데모와의 대화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바로 이 민수기 사건, 모세가 광야에서 장대 높이 매단 뱀에 자신을 비유하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한복음 3:14,15)”
예수님이 이 뱀처럼 나무 십자가에 높이 달리셔서 죄 덩어리요,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의 대상이 되셨습니다. 우리 죄 때문에 우리가 받아야 할 형벌을 대신 받으시기 위함이지요. 하나님은 나무 높이 달리신 예수님을 죄와 저주의 상징인 뱀처럼, 죄의 원흉처럼 취급하시고 죄에 대한 진노를 남김 없이 쏟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에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갈라디아서 3:13)
십자가 높이 달리신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셨으므로, 우리에겐 자유와 생명이 주어져습니다. 장대 높이 달린 놋뱀을 바라본 자마다 살아났듯이, 어떤 어려움과 절망 가운데 있을지라도, 고개를 들어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볼 때 낫게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내가 독사에 물려 온 몸에 독이 퍼지고 있는 절박한 상태임을 자각하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까지는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몫입니다. 그러면 하나님 편에서 신실하게 약속을 이루십니다. 우리를 낫게 하시고 살게 하십니다. 이 죄인에게 복음을 들려주시고, 내 상처에 놀라고 슬퍼하며 울다 울다 멸망할 수밖에 없는 자를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사랑의 희생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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