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오는 '가데스 므리바'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여정을 거의 마칠 무렵 일어난 사건이라고 합니다 (톰슨주석성경참조). 전에 가데스 바네아의 반역 사건으로,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두고도 근 40년 세월을 광야에서 헤맬 수 밖에 없었던 통한의 땅에 다시 왔습니다. 때에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죽어 그곳에서 장사되었습니다.
그런데, 출애굽기 17창에 나온 므리바 사건과 비슷하게 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헤매는 동안 하나님은 그들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공급하시고, 옷과 신발이 헤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는 아마도 그간 고된 훈련을 받은 이스라엘이 얼마나 반성하고 성숙해졌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동안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듯, 어려움 앞에 또 다시 악한 생각과 말로 모세와 다투었습니다.
"우리 형제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을 때에 우리도 죽었더면 좋을 뻔하였도다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이 총회를 이 광야로 인도하여 올려서 우리와 우리 짐승으로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
너희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나오게 하여 이 악한 곳으로 인도하였느냐... (민수기 20:3~5)"
80세에 부르심을 받아 그들의 지도자로 하나님을 섬긴 지 근 40년, 그들의 모습에 모세는 너무나 절망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모세와 아론으 또 다시 회막문에 엎드렸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영광 중에 그들에게 나타나 말씀하셨습니다.
"지팡이를 가지고 네 형 아론과 함께 회중을 모으고 그들의 목전에서 너희는 반석에게 '명하여' 물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에게 마시울찌니라 (20:8)"
이쯤 되면 하나님께서 많이 화를 내실 만도 한데, 하나님은 아무 책망 없이 물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인간적으로 인내심에 한계가 온 것 같습니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총회를 그 반석 앞에 모으고 말했습니다.
"패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 (20:10)"
'우리'란 모세와 아론을 나타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고, 하나님께서 물을 공급해 주시건만, 마치 자신들이 능력을 행해주는 것처럼 월권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반석에게 명하라 하셨는데 모세는 손을 들어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친 것입니다. 반석에서 물이 많이 솟아나왔습니다. 백성들은 해갈하며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셨고 모세와 아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 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총회를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와 다투었으므로 이를 므리바 물이라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들 중에서 그 거룩함을 나타내셨더라(20:12,13)"
앞에선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다투었다고 표현되었지만, 뒤에서 이 사건을 논평할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와 다투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맨 끝에는 하나님께서 그들 중에서 그 거룩함을 나타내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반석에서 나온 샘물은 예수님을 통해 주실 생수의 강, 성령을 가리킵니다.
"다 같은 신령한 식물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저희를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그리스도시라 (고린도전서 10:3,4)"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라는 한 영원한 속죄 제사를 드리심으로 단번에 인류의 죄를 사하셨습니다. 출애굽기 17장에서 하나님께서 바위 위에 서시고 모세가 한 번 그 바위를 친 바 있으므로, 이제 명하기만 하면 생수의 강이 흘러 나옵니다. 모세가 혈기를 부리면 두 번이나 다시 바위를 친 것은 하나님께서 용인하실 수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하나님은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예수님을 통한 단회적이고 영원한 속죄 제사에 대해 점진적으로, 그러나 분명하게, 거듭 예언해 주십니다. 작정하신 한 날, 그 날에, 이스라엘의 죄악을 다 제하시며 의롭게 하시며 구원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네 백성과 네 거룩한 성을 위하여 칠십 이레로 기한을 정하였나니
허물이 마치며 죄가 끝나며 죄악이 용서되며 영원한 의가 드러나며
환상과 예언이 응하며 또 지극히 거룩한 이가 기름부음을 받으리라 (다니엘 9:24)”
“그 날에 죄와 더러움을 씻는 샘이 다윗의 족속과 예루살렘 주민을 위하여 열리리라 (스가랴 13:1)”
“대제사장 여호수아야 너와 네 앞에 앉은 네 동료들은 내 말을 들을 것이니라
이들은 예표의 사람들이라 내가 내 종 싹을 나게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너 여호수아 앞에 세운 돌을 보라 한 돌에 일곱 눈이 있느니라
내가 거기에 새길 것을 새기며 이 땅의 죄악을 하루에 제거하리라 (3:8,9)”
하나님은 예수님의 희생에서 그 공의를 채우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그 죄를 간과하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고자 하셨습니다. 아무리 율법을 주고 훈계하고 광야 훈련을 주어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고, 상황이 조금만 나빠져도 차마 들을 수 없는 원망과 불평, 성급하고 극단적인 소리들을 쏟아내는 죄인들을 '용서'하는 방법으로 그 거룩하심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므로 모세의 혈기는 하나님께서 그 거룩하심을 드러내는 방식을 훼방하는 것이었고, 약속의 땅을 밟지 못하도록 징벌하심으로써 그 거룩하심을 드러내셨습니다.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 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니라 (로마서 3:25,26)"
측량할 길 없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찬양합니다. 저 같은 무지한 죄인을 오래 참으시고 복음 진리를 보여주셔서, 저에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깨닫게 하신 은혜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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