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양을 치다가 하나님의 산 호렙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는데 나무는 타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가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이리로 가까이 하지 말라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3:5)”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 그들이 그 간역자로 인하여 부르짖음을 듣고
그 우고를 알고 내가 내려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려 하노라…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3:7,8,10)
오랜 세월 동안 침묵하셨던 하나님께서, 드디어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구원하리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고대하던 일입니까? 그런데, 이스라엘을 구해주시는 것까지는 참 좋은데… 저보고 파라오 앞에 서라구요? 모세는 깜짝 놀라 여쭈었습니다.
“내가 누구관대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3:11)”
40년 전, 왕궁에서 자라며 공주의 양자로 있을 때엔 모세가 혈기왕성하고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가 되어 그들을 구출하고 싶은 막연한 꿈을 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때에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침묵하셨습니다. 그러나 40년이 지나고,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이 시점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시는 것입니다.
모세는 겸손을 떨다 못해 자신은 언변이 부족하다, 누구 다른 사람들 보내달라 하며 한사코 못한다고 버틸 정도였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손에 든 지팡이로 뱀이 되는 기적, 손에 문둥병이 발했다가 낫는 기적 등을 보여주시며 달래고 어르셔서 겨우 모세를 세우셔야 했습니다.
왜 이스라엘에게는 4백 년 종살이가 필요했을까요? 왜 모세에게는 40년 무명 생활이 필요했을까요? 하나님은 우리 인생들에게서 무엇을 기다리시는 걸까요?
하나님께서 손이 모자라 구원을 베풀지 못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지혜와 파워로 구원을 이루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모세가 어깨의 힘이 풀리고, 주먹 쥔 손이 펴지고, 하잘것 없어 보이는 양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밤이슬을 맞는 목자 모세, 자기를 자랑하지 않고, 부르실 때에 ‘내가 누구관대…’ 하며 겸손의 마음을 가진 모세가 되기까지 기다리신 것 같습니다. 구원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리 승리에 대한 확증을 보고싶어하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후에 너희가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리니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 (3:12)”
나중에, 일이 다 이루어진 후에 돌아보면 압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그리고 약속대로 이루셨음을. 이것이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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