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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사복음서

[사복음서] 182. 좋은 편을 택한 마리아 (눅 10:38~42)

by songofkorea 2024. 5. 28.

10:38 저희가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촌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

 

예수님 일행이 한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마르다라는 여인이 반가이 영접하며 음식을 대접하겠노라 초청하였습니다. 열 두 제자와 예수님만 해도 벌써 열 세명입니다. 제자들은 잔뜩 배고프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마르다는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등 음식 하고 테이블을 세팅하고 ... 마르다는 정성을 다하여 섬기고자 하는 만큼, 할 일이 많고 마음은 급하고 분주했습니다. 


10:39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 아래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그런데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는 그런 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연덕스럽게 주님 발 아래 앉아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상황 파악 못 하고 철딱서니 없어 보입니다. 



10:40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가로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지 아니하시나이까 저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

 

특이하게도 마르다는 예수님께 청하여 마리아가 식사 준비를 돕도록 해주십사 청했습니다. 평소 마리아와 소통이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벌써 이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마리아는 남 눈치 안 보고, 언니가 뭐라 해도 굽히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성격인 것 같습니다. 



10:41 주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10:42a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뜻밖에도 예수님은 마르다 마음을 알아주시고 이해해 주시지만 마르다의 편을 들어주지는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마르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몇 가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다고 하십니다. 왜 그럴까요? 

마르다는 힘에 지나도록, 자신이 염려와 근심에 쌓이고, 스스로 피해의식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많은 것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일행을 초청하여 정성을 다해 대접하고 싶고, 솜씨를 발휘하고 싶은 마음은 좋지만, 객관적으로 자기 역량도, 현실성도 살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려면,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공손한 말로 부탁해야 합니다. 그런데 뜻대로 잘 되지 않자 근심하고 염려하고 남을 자기 기준으로 정죄하고 푸쉬하는 것입니다. 

제가 마르다와 같은 안 좋은 성품으로 스스로 많은 짐을 지고 주변 사람들도 힘들게 할 때가 많았습니다. 오지랖도 넓고 의협심도 있고 측은지심도 많고 공명심도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좋은 일, 도움이 되는 일들을 도모하고 기분이 좋아지지만, 실행해 내려면 역량과 에너지가 딸리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의 수고를 알아주고,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고, 나서서 도와주기를 바라고, 뜻대로 안되면 판단하고 험담하고 생색을 내곤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제가 무슨 일을 도모할 때, 아무리 좋아보이고 아무리 옳아보이는 일이라도, 내 판단과 생각으로 밀어부치지 않고 먼저 주님께 여쭙고 인도하심 받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또한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헤아리고, 저의 역량을 알아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일들이 무엇인지 지혜롭게 판단하고 그것에 충성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일하다가 힘들고 어려울 때, 사람들을 기대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우를 범치 않도록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10:42b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예수님은 마리아에 대해서는 좋은 편을 택했다고 평하십니다.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신 것을 보면, 마리아 자신에게 좋은, 이기적인 면에서 하시는 말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분주히 섬기며 식사 대접을 하는 것보다 예수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듣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 하심입니다. 경쟁을 하여 쟁취할 만큼이나 좋은 일, 자기에게 유익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세상에서 사람의 인정과 칭찬을 갈구하며, 힘에 지나도록 일하고 수고하며 산 것을 아시지요.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보람도 유익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세월과 함께 다 흩어졌고, 야물딱지게 내 몫을 챙기지 못하여 벌어놓은 것도 없고, 여전히 한 달 한 달의 삶을 위해 염려하고 근심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많은 것으로 염려하고 근심하며 분주하였으나, 그 택한 것이 전혀 좋은 것이 아니었음을 인정합니다. 차선책으로 할 수 없이 택한 것들이었고, 먹고사니즘으로 염려 가운데 택한 것이었고, 사람들의 인정과 값싼 박수로 맞바꾼 청춘이었습니다. 

주님, 저에게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좋은, 말씀의 세계로 인도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달고 오묘한 말씀들을 맛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주님의 말씀 듣고, 주님의 음성 듣기를 원합니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이제야 마리아처럼 진리의 말씀, 주님의 음성 듣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사오니, 저를 긍휼히 여겨주시고, 건강과 지혜를 주시고, 환경적으로도 자유함과 평강을 허락하여 주셔서 주님의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귀 기울여 듣고, 누리고 체험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참되신 하나님과 그 보내신 분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알아가도록 도와주십시오. 지혜와 힘과 능력 주시사, 귀하고 아름다운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명쾌하게 드러내는 자 되게 도와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