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잃은 양의 비유에 이어 잃은 드라크마 동전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눅 15:8 어떤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하나를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찾아내기까지 부지런히 찾지 아니하겠느냐
비유 속의 여인은 열 드라크마 중 하나를 잃었습니다. 드라크마는 고대 그리스의 화폐로 폴리스 시절부터 쓰이다가 2002년 유로화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1세기 경에 1 드라크마는 데나리온처럼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녔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또 어찌 보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돈이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여인이라면, 잃어버린 드라크마 하나를 찾기 위해 등불을 비추고 빗자루로 먼지를 쓸어가며 부지런히 찾을 것입니다. 찾을 때까지 쉬이 포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눅 15:9 또 찾아낸즉 벗과 이웃을 불러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잃은 드라크마를 찾아내었노라 하리라
그렇게 열심히 찾아낸 끝에, 드디어 드라크마를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쁠까요. 여인은 벗과 가까운 이웃을 불러 그 기쁨을 나눌 것입니다. 마침 있는 햅쌀 찹쌀을 내어다가 방앗간에서 떡을 할지도 모릅니다. 브런치 카페에 가서 맛난 점심을 한 턱 쏠 지도 모릅니다.
눅 15:10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
예수님은 그처럼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죄인 한 사람은 사람의 눈에는 그리 가치로와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다릅니다. 하늘에서는 한 드라크마와 같은 죄인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찾을 때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처럼, 죄인 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온전히 회복되기까지 하나님의 사자들이 엄청난 작전을 펼치고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추적합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해낸다는 것입니다. 찾아내고 회복하고 구원해내고 승리하여 진정한 기쁨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소망을 주는 것인지요.
이번 주에는 교회 소그룹에 새로운 커플이 참여했습니다. 처음 온 귀한 손님이기도 하고 부부 간의 갈등의 골이 오래이고 사뭇 깊다보니, 두 사람의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거의 모든 시간을 이분들을 위해 할애하고 들어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남편도 아내도 모두, 자기는 최선을 다했다, 상대방을 무시한 적 없다, 이러 이러한 언행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하며 목소리를 높여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고 상대방을 성토했습니다. 너무 안 맞고 서로 상처가 깊고 말만 하면 싸움이 되는 상태에서 골백 번이라도 더 이혼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가며, 아이를 염려하는 마음과 책임감으로 버티고들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를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남은 멤버들에게는 두 사람 다 얼마나 힘든 가운데 참고 또 참아왔는지, 그 마음이 이해가 가고 안쓰러웠습니다. 동시에, 부부요 하나로 묶인 남편과 아내가 왜 서로에 대해서 이해해주고 인정해주지 못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그간 쌓이고 쌓인 감정들을 분출해내고, 오해도 있었고 상대방 마음을 몰랐던 부분, 너무 내 중심적으로만 생각했던 부분들도 분명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고는 훨씬 밝은 얼굴로 헤어졌습니다. 다음에 만나고 또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그 끝을 모르겠는 간극이 좁혀지고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줄로 믿습니다.
마음을 모질게 먹는다면, 가족의 연, 부부의 연 조차도 끊어내는 것이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나 호 불호, 크고 작은 상처들에 따라 내 인생에서 아웃!을 선언하고 끊어내면 그만입니다. 노력 할 만큼 해도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 눈에 그 사람의 죄악된 모습,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면, 합리화하려 애쓰는 위선적인 모습들이 보이면, 밉고, 실상을 다 폭로하고 싶고, 내가 느낀 고통을 고스란히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 미움과 분노를 그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고 축복하는 대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죄인들에 대해 잃어버린 양으로, 잃어버린 드라크마로 비유하십니다. 목자가, 그 주인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찾을 때까지 찾는 소중한 대상임을 말씀하십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구주 예수님께서 그 영혼들을 그렇게 보신다면, 그게 맞는 것입니다. 죄인이라 손가락질 받는 그 사람들은 주님께서 포기치 않고 사랑하시는 영혼, 다시 회복시키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의 자리까지 나아가신 소중한 영혼들입니다.
사람 간의 화해가 이루어지려면, 각 사람이 예수님에게, 그 잃어버린 양으로, 잃어버렸던 드라크마로 발견되고 구원 얻고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나처럼, 예수님의 잃어버린 양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애타는 마음을 알아야 하고, 예수님의 눈으로 그들을 보아야 합니다.
제가 크신 구원의 은혜를 입은 자, 잃었다가 찾은 바 된 자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과거, 무지와 죄의식과 인생의 짐에 눌려 얼마나 취약하고 악을 쓰고 남에 대한 원망과 미움과 분노로 가득했는지, 얼마나 지옥을 살았는지,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감당하기 힘든 자였는지, 그 구원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께서 그런 저를 따뜻한 이해와 사랑의 눈으로 봐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기억하고, 저 역시 다른 사람에게 이해와 격려와 사랑의 눈길, 말, 손길을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구원의 은혜와 놀라우신 사랑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은혜를 잊지 않고 늘, 끝까지 겸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눈으로 다른 영혼들을 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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