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21번에서, 헤롯은 예수님의 초인간적인 기적과 치유의 능력에 대해 듣고, 자신이 죽인 세례 요한이 살아돌아왔다며 벌벌 떠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사건의 진상이 드러납니다.
막 6:17 전에 헤롯이 자기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에게 장가든 고로 이 여자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잡아 옥에 가두었으니
6:18 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
세례 요한은 헤롯 대왕과 그 아내 헤로디아의 불륜을 지적하며 입바른 말을 하다가, 특히 헤로디아에게 찍히고 말았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악함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것을 지적하면 그야말로 아픈 곳을 찌르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사람을은 이 때에 방어적으로 반응하고 역공을 펼치기도 합니다. 겸손하게 자기가 잘못했다 인정하는 사람은 실로 사뭇 훌륭한 것입니다.
6:19 헤로디아가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이고자 하였으되 하지 못한 것은
6:20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들음이러라
헤롯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는 헤로디아가 요한을 원수로 여기고 죽이고 싶어할 때, 요한을 보호해주고 헤치기를 꺼려했습니다. 그는 요한이 의롭고 거룩한 사람이라는 점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직언을 하고 책망할 때, 양심의 고통을 받고 매우 번민하였습니다. 현실적인 핑계를 대며 잘못된 것을 바로 고치지는 못해도, 적어도 요한의 말이 옳음을 인정하고 달게 들었습니다.
저는 헤롯이나 헤로디아의 태도를 반반 섞은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거룩하신 법도를 알기에 제가 부족하고 죄성이 있음을 쉬이 인정하는 듯 하지만, 구체적인 생활 속에 뭔가 지적을 받을 때에, 첫 반응은 바라락 화를 내고, 그게 아니다, 오해다,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다, 왜 정죄하냐 등등, 뻣뻣한 태도가 빨리 나옵니다. 나를 위해주고 편한 상대일수록 더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을 지적받을 때, 겸손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인정하고, 이해와 용서를 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설령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여길 때에도 그런가? 내가 뭘 놓친 게 있나?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 하며 재고하고, 겸손히 반응하길 기도합니다. 더 나아가, 기도하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잘못된 데서 돌이키고, 고쳐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6:21 마침 기회 좋은 날이 왔으니 곧 헤롯이 자기 생일에 대신들과 천부장들과 갈릴리의 귀인들로 더불어 잔치할새
6:22 헤로디아의 딸이 친히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및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한지라 왕이 그 여아에게 이르되 무엇이든지 너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내가 주리라 하고
6:23 또 맹세하되 무엇이든지 네가 내게 구하면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주리라 하거늘
헤롯의 의중을 알고도 세례 요한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악심을 품고 있던 헤로디아에게 마침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헤롯이 생일 잔치 석상에서 춤을 근사하게 춰준 딸에게 무엇이든 구하면 주겠노라 맹세한 것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칭송을 받고 기분이 좋을 때, 마음만은 나라의 절반이라도 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부요하고 높아질 때, 그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말에 신중하고, 더 앞서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함을 봅니다. 제가 소유하고 누리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요, 하나님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제가 제 것이라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함부로 쓰거나 누구에게 기분 내키는 대로 주거나 하지 않고, 주님께 여쭙고, 주와 복음을 위해 쓰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특히, 내 체면을 세우고 허영심을 채우고 사람의 인정과 칭찬을 얻기 위해 시간과 물질과 재능을 쓰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6:24 저가 나가서 그 어미에게 말하되 내가 무엇을 구하리이까 그 어미가 가로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구하라 하니
6:25 저가 곧 왕에게 급히 들어가 구하여 가로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곧 내게 주기를 원하옵나이다 한대
6:26 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의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을 인하여 저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6:27 왕이 곧 시위병 하나를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 명하니 그 사람이 나가 옥에서 요한을 목베어
6:28 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다가 여아에게 주니 여아가 이것을 그 어미에게 주니라
헤로디아는 딸을 사주하여 세례 요한을 당장 참수할 것을 청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여러 사람이 보는 눈 앞에서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헤롯은 간교한 헤로디아의 농간에 넘어간 것을 알고는 아차 싶었습니다. 그는 심히 근심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어떤 선택을 했습니까? 방금 한 자기 말, 무엇이든지 구하면 주겠다고 한 말을 번복하여 체면이 구겨지는 것이 싫어서 그 청을 들어주고 말았습니다. 그가 알량한 명예보다 옳은 일을 택했더라면, 그리하여 그의 영혼에 나는 진리를 택하겠어! 하는 자유의지의 선택의 궤적을 그려넣었더라면, 그의 인생에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세례 요한을 불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고,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 영생을 얻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사람 앞에서의 자기 체면을 택했습니다. 그 이후, 헤로디아와의 관계가 좋게 유지되고 행복했을까요? 아마 아니겠지요. 그는 간악한 헤로디아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마음이 멀어졌을 것 같습니다. 의로운 자, 하나님의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달렸을 것입니다.
제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여러 손해와 오명을 무릅쓰고라도 옳은 길, 의의 길, 생명의 길을 택하는 자 되길 기도합니다.
마 14:12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하고 가서 예수께 아뢰니라
이렇게, 일견 허무하고 처참하게 하나님의 사람 세례 요한의 생이 끝났습니다. 그는 모태에서부터 성령 충만함을 받고 메시아의 선구자로서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이키고 하나님의 용서와 구원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준비시켰습니다. 그는 아무리 유명해져도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요, 그 참된 빛에 대하여 증언하는 작은 촛불과 같은 자로 여기며 정직하고 겸손하게 예수님만 높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도 세례 요한과 같이 예수님을 높이고 예수님을 증거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왕의 대로가 놓이게끔 준비시키는 주의 종이 되게 도와주세요. 저의 생명과 건강과 걸음 걸음, 악한 자들로부터 보호하여 주시고, 하나님께서 붙여주시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도록 진리의 말씀을 풍성히 허락하여 주십시오. 필요한 물질과 능력과 힘과 지혜, 함께 할 팀웍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평생을 주와 복음을 위하여 충성하다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방법대로 생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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