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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사복음서

[사복음서] 032. 우물가의 여인 (요 4:4-42)

by songofkorea 2019. 9. 27.

예수님은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가시는 도중, 사마리아를 통행하려 하셨습니다. 사마리아는 앗시리아의 통혼 정책으로 혈통의 순수성을 잃고 더러운 땅이라 천시되었던 곳으로, 예수님의 행보는 당대의 관습을 역행하는 파격이었습니다. 

4:4 사마리아로 통행하여야 하겠는지라
4:5 사마리아에 있는 수가라 하는 동네에 이르시니 야곱이 그 아들 요셉에게 준 땅이 가깝고
4:6 거기 또 야곱의 우물이 있더라 예수께서 행로에 곤하여 우물 곁에 그대로 앉으시니 때가 제육시쯤 되었더라

수가라 하는 동네, 야곱의 우물 곁에 이르러, 예수님은 먼 길에 지쳐 풀썩 앉으셨습니다. 때는 유대식으로 제 육시, 우리 시간으로는 정오 12시였습니다. 

4:7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러 왔으매 예수께서 물을 좀 달라하시니
4:8 이는 제자들이 먹을 것을 사러 동네에 들어갔음이러라

이 때, 사마리아 여인 하나가 물을 길러 왔습니다. 중동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모두 그늘에 있거나 낮잠을 청할 시간에 나오다니... 이 여인은 사람들과 마주치기 싫어하는 사연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4:9 사마리아 여자가 가로되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하니 이는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치 아니함이러라

예수님은 그녀의 내면과 삶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그리고 '물을 좀 달라'며 대화의 문을 여셨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 멸시 받던 사마리아 땅, 그 중에서도 이웃 공동체에서 가장 멸시 받던 이 여인은 그간의 상처가 생각나 물 한 잔 달라 하는 나그네의 청마저 냉소로 대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여인에게 '하나님의 선물'과 '생수'를 언급하시고, 예수님 자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셨습니다. 

4:10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4:11 여자가 가로되 주여 물 길을 그릇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어디서 이 생수를 얻겠삽나이까
4:12 우리 조상 야곱이 이 우물을 우리에게 주었고 또 여기서 자기와 자기 아들들과 짐승이 다 먹었으니 당신이 야곱보다 더 크니이까

여인은 갑자기 호칭을 '주'라 바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은 물 기를 그릇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역사 유구한 야곱의 우물을 가리키며, 야곱보다 예수님이 더 위대한가 비교했습니다. 당연하지요. 

4:13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4:14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야곱의 우물물은 먹어도 먹어도 매번 다시 목이 마릅니다. 여인은 사람들의 낯을 피해 또 땡볕에 물을 길러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주시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습니다. 물이 그 사람의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킵니다. 

요한복음 7:39 이는 그를 믿는 자의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못하신 고로 성령이 아직 저희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

4:15 여자가 가로되 주여 이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4:16 가라사대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
4:17 여자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남편이 없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가 남편이 없다 하는 말이 옳도다
4:18 네가 남편 다섯이 있었으나 지금 있는 자는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여인은 그런 물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여인은 목마름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먼저 남편을 불러오라 하셨습니다. 여인의 아픈 과거를 먼저 드러내셔서 여인이 자기 삶을 직시하고 빛 앞에 나오도록,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영생수를 얻을 때, 회개가 선행됩니다. 여인이 남편이 없다고 하자 예수님은 이 애매한 말을 긍정하시며, 여인이 이제까지 여섯 남자를 거치고도 참 남편이 없음을 드러내셨습니다. 

4:19 여자가 가로되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4:20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여인은 현재 자신의 창조주, 자신의 구원의 주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에 대해, '예배'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사마리아가 속한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의 때로부터 단과 벧엘에 금송아지를 세워놓고 우상숭배하던 곳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심산 등 유대인들은 당연히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이름을 두기 위하여 택하신 곳, 성전이 선 예루살렘을 정통이라 했습니다.  

신명기 12:5 오직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너희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하신 곳인 그 거하실 곳으로 찾아 나아가서

 

그런데 놀랍게도 유대인 예수님은 유대인의 입장에서 예루살렘을 고수하는 말씀을 하지 않으십니다. 전혀 다른 기준, 새로운 기준, 즉, 장소가 아닌 '때'에 대해, 그리고 예배 방식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4:21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4:22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니라

4:23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4:24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예수님은 옳바른 장소를 따지는 시대가 끝나고, 신령과 진정으로, 참으로 예배할 때가 왔다고 선언하십니다. 이제까지는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이 바른 장소였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집니다. 성전의 실체이신 예수님,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장소에서 나무 높이 매달리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죄의 장벽이 무너지고 죄인들이 그리스도의 보혈을 힘 입어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립니다. 이 예수님을 믿는 자들은 어디서나 참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때가 온 것입니다. 

4:25 여자가 가로되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고하시리이다

여인은 아마도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약속된 메시아가 오면 진실을 다 알려주실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또 다시 놀라운 선언을 하십니다. 

4:26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말하는 내가 그로라 하시니라 ( "I (that speak unto thee) am he.")
4:27 이 때에 제자들이 돌아와서 예수께서 여자와 말씀하시는 것을 이상히 여겼으나 무엇을 구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저와 말씀하시나이까 묻는 이가 없더라

여인은 예수님이 그리스도라 하시는 말이 진실임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가 허물 많은 자에게 겸손히 물을 청하시고, 생명수를 주겠다 하시고, 남편 문제가 있는 자신의 허물을 덮어주셨던 것입니다. 여인은 메시아를 만난 놀라운 기쁨의 소식을 마을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그토록 숨고 싶었던 자기 문제를 도리어 드러내가며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의 죄사함과 용서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4:28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
4:29 나의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하니

4:30 저희가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로 오더라
4:31 그 사이에 제자들이 청하여 가로되 랍비여 잡수소서
4:32 가라사대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느니라
4:33 제자들이 서로 말하되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는가 한대
4: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

동네에서 먹을 것을 사 와 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다른 양식,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 주는 만족과 힘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영적인 밭은 이미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음을 알려주셨습니다. 앞서 온 수많은 선지자들과 하나님의 종들이 씨를 뿌렸고,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으며, 이제 제자들로 하여금 거두는 즐거움에 참예케 하신다 하셨습니다. 

4:35 너희가 넉 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
4:36 거두는 자가 이미 삯도 받고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으나니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니라
4:37 그런즉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 하는 말이 옳도다
4:38 내가 너희로 노력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의 노력한 것에 참예하였느니라

여인의 말을 듣고 그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었습니다. 그들의 간청으로 예수님은 이틀을 더 머물려 말씀으로 가르치셨습니다. 이에 믿는 자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4:39 여자의 말이 그가 나의 행한 모든 것을 내게 말하였다 증거하므로 그 동리 중에 많은 사마리아인이 예수를 믿는지라
4:40 사마리아인들이 예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유하기를 청하니 거기서 이틀을 유하시매
4:41 예수의 말씀을 인하여 믿는 자가 더욱 많아
4:42 그 여자에게 말하되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을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듣고 그가 참으로 세상의 구주신 줄 앎이니라 하였더라

가장 낮은 곳, 가장 천대받는 작은 자에게 찾아오신 그리스도, 그에게 임한 놀라운 은혜를 생각해봅니다. 세상에서는 작은 자이지만, 그들이 먼저 예수님을 구원자로 알아보고 구원의 은혜를 덧입습니다. 그들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게 하시고 세상에서 힘과 지혜를 자랑하고 자기 의를 자랑하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또한 먹어도 먹어도 만족이 없고 주린 이유는, 영의 양식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예수님처럼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완수하고 일을 온전히 이루는 것을 진정한 양식 삼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며 복음을 섬기는 자로서, 충성되고 착한 하나님의 일꾼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