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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08.04.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 (열왕기상 19장)

by songofkorea 2016. 8. 3.

엘리야와 바알, 아세라 선지자들이 갈멜산에서 어떻게 대결하였고, 참 신이 누구인지 밝혀졌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대부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참 신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 편에 설 것입니다. 그런데 아합에게서 갈멜산 대결의 전모를 전해들은 이세벨은 특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세벨은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살기 등등하였습니다. 사신을 엘리야에게 보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 (열왕기상 19:2)" 


만천하에 그 거짓됨과 허망함이 드러나 백성들조차 분개하여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잡아 죽이는 데 찬동했건만, 이 순간에도 이세벨이 붙들고 있는 '신들'이란 누구일까요? 그가 섬기던 신들이 참 신이라면, 왜 인간 이세벨이 그 신들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고 엘리야에게 원수를 갚아야 할까요? 이세벨은 종교적 열심이 많아보였지만, 실상은 자기 뜻, 자기 감정, 어리석고 한계적인 자기 확신에 충실한 뿐이었습니다. 자신이 걷던 길이 거짓으로 드러나도 돌이킬 줄 몰랐습니다. 참 신을 찾고자 하거나 진리에 순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같은 인간으로서 전혀 뜻밖의 반응을 보일 때, 우리는 당황하게 되고 막막함을 느낍니다. 똑같은 일을 겪고 똑같은 현상을 보아도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하는 게 아닐 때, 누군가 입장 차,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들이대며 전혀 다른 반응을 할 때, 그리고 그것이 전혀 납득이 되지 않을 때,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절감됩니다. 엘리야는 이세벨의 반응에 낙심이 되고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방금 전 혁혁한 승리를 세운 그는 갑자기 두려움에 휩싸여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하였씁니다. 그는 유다 땅 브엘세바에 이르자 자기 몸종을 머물리고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 길쯤 더 갔습니다. 한 로뎀 나무(콩과의 관목) 아래 이르자 비로소 고단한 몸, 털썩 주저 앉아 죽여 줍소~ 하며 하소연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m.blog.daum.net/iget21/7486724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나이다 (19:4)" 


이처럼, 당장 죽여줍쇼~ 하는 순간들이, 우리 인생들에게는 다 한번쯤 있나봅니다. 아합 왕의 원수처럼 되어 숨어지낸 세월, 기근의 때, 갈멜산 전투... 이제까지 홀홀 단신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버티다가 둑이 터지듯 무너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절망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엘리야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돌보아주셨습니다.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잘 때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숯불에 구운 떡과 물을 먹여주었습니다. 엘리야는 먹고 또 잠들었습니다. 천사는 또 다시 깨워 먹여주어 엘리야는 기운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십 주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습니다. 굴에 들어가 머물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왜 여기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19:10)"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었습니다. 그러나 그 바람 가운데에 여호와께서 계시지는 않았습니다. 바람 후에 지진이 있었지만 지진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지진 후에 불이 있었는데 그 불 가운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불 다음에 세미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엘리야는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굴 어귀에 섰습니다. 소리가 들려오며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물으셨습니다. 엘리야는 전과 똑같은 대답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계실까요? 아마도 하나님께서 힘을 쓰지 않으시고 잠잠하신 이 상황, 그토록 자명한 사건 앞에서도 여전히 악한 이세벨이 하나님의 사람들을 핍박하고 있는 이 상황, 그리고 침묵하시는 하나님이 이해되지 않고 마음이 갑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힘을 동원하여 억지로 인생들을 굴복시키시지 않으십니다. 하려고만 하시면 얼마든지 하시겠지만, 강풍도, 지진도, 불도 아니요, 세미한 소리로 다가오십니다. 하나님은 작고 낮은 우리 인생들에게 섬세하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말의 관심을 갖고 귀 기울일 때 들을 수 있는, 그런 음성을 들려주십니다.  


하나님은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해 다메섹으로 가도록, 거기서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그를 계승할 선지자로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가 죽이리라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19:17,18)" 


엘리사는 거기서 떠나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만나 열두 겨릿 소를 몰던 그를 제자로 불렀습니다. 엘리사는 곧장 소를 버리고 부모에게 인사를 고한 후 엘리야를 좇았습니다. 


" 엘리사가 그를 떠나 돌아가서 한 겨릿소를 가져다가 잡고 소의 기구를 불살라 그 고기를 삶아 백성에게 주어 먹게 하고 일어나 엘리야를 따르며 수종 들었더라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