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은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동생은 어떤 점이 달라 그와 그 제물이 열납되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대해, 동생에 대해 식식거리고 화를 낼 뿐이었습니다.
그의 반응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하나님께 나아갔는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가인이 생각하기에 그의 제사는 흠 잡을 데가 없고, 거절될 이유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열납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거절당한 것, 그리고 그런 대우가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 이것이 가인을 살인죄로 이끌었습니다.
세상에는 신을 부정하고 무관심한 사람도 많지만,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 하나님과 사귐을 회복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가인과 아벨의 제사는 이후 모든 세대에서 신께 나아가는 자들의 두 가지 유형을 대표합니다.
첫째는,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자신의 정성 어린 예물과 의로운 삶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 비유에서, 바리새인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잘한 것’을 들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이것이 그들의 기도입니다.
“하나님, 나는 도둑질도 안 하고, 남한테 피해주는 일도 안 하였습니다. 착실히 신앙 생활하고, 예배 꼬박 꼬박 나가고, 십일조도 안 빼먹고 냅니다. 저 쪽에 있는 저런 세리처럼 죄악된 삶을 살지 않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떳떳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둘째는, 자기 죄가 너무 자명하여 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갈 엄두가 안 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두 유형 모두 하나님을 찾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 그 생명력, 그 축복이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할까요? 사실 둘 다 불완전하여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거절하실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죄인들의 기도를 받아주십니다. 단, 바리새인이 아니라 세리의 기도만 인정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에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에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누가복음 18:14)”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딱 하나, 자기 죄를 안다는 점입니다. 죄인으로서의 자기 인식과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 그 뿐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뻣뻣하게 교만을 부리지 않고, 죄인들을 사랑으로 용납하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하심을 의지하여 나아갑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믿음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인을 받으실 수 있는 이유는 아벨의 제물, 어린양이 가리키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습니다. 아벨의 죽음 이후, 그를 대신하여 믿음의 제사로 나아가는 이들의 조상 셋이 태어납니다. 이후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하나님의 어린 양을 의지하여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이것이 믿음으로 드려 더 나은 제사라고 인정받은 아벨의 제사입니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
(히브리서 11:4)
바리세인과 세리의 비유 (Ludwig Richter. 출처: KCM, http://kcm.co.kr/bible01/lr/r-1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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