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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큐레이션

[도서]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by songofkorea 2010. 10. 29.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Who is it that can tell me who I am?
세익스피어 <리어왕> 


내 버전의 질문은 이것이었다 :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달라 하는가?

자신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납득이 가지 않는 어리석고 미련한 자신에 놀란 까닭이다.

그래도 모르는 체 무시할 수 없는 자신

다른 모습으로 변하길 원하고 

질서 정연하고 참하게 정돈되길 원하지만

그 누가 그렇게 나를 납득시키고 만족시킬만큼

나에 대해

내가 누구인지

왜 이런 모습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인생의 끝에는 무엇이 나를 맞이할 것인지

말해줄 수 있단 말인가

질문하는 것 자체가 마음을 착잡하게 하는, 대답을 기대할 수 없는 우문인가?

그러나 나는 답을 들었다.

그것도, 내가 전혀 기대하지도 못했던 기가 막힌 만족함으로.

스물 세 해, 자기 긍정을 위한 몸부림으로 참으로 불쌍한 삶을 살았었으나,

어느 날

뜨인 돌에 맞아 가루가 되었다.

그 충격의 도가니 속에 나는 깨달았다.

자기 긍정은 불가능한 꿈임을,

그 대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고, 있는 그대로도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는

어떤 한 선물이 내게 허락된 것을.

나와 전혀 상관 없이, 내 노력과 전혀 상관 없이...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사람이 있다. 

질문하는 이에게는 어김 없이 찾아오신다. 
 

나에게 찾아와 주신 그분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해답은

자기 부정을 '통한' 자기 긍정,

그리고 그 자체는 나의 바깥에, 나와 상관 없는 곳에, 완벽한 해답이 선물처럼 주어졌음을 알 때 가능했다. 

그런 답이 있음을 발견하는 자는 

아무것도 아닌 자신은, 자포자기나 체념이 아닌, 진정한 미소로 보듬어 안을 수 있다.

이것은 내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었던 

내 인생 최대의 기적이다.


- 몇 년 전 읽은 이인화의 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떠올리며 -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