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영화 데이터베이스 http://www.imdb.com/title/tt0245090/
우리나라에는 개봉되지 않은, 해외 출장 간 호텔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화입니다. 2차 대전 당시 폴란드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데요. 아역 배우의 눈빛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 소년이 낯이 익다 했더니, 포레스트 검프에 출연했던 귀여운 검프 2세더라구요. 특히 식스 센스의 주인공 할리 조엘 오스먼트 하면 모두 아실 것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참 특이합니다. 해석을 하자면, ‘주님의 옆구리’, 혹은 ‘주님의 가장자리’ 정도 될까요? 영화에서의 의미는 주님의 ‘본체’에 대비되는 가장자리입니다.
나찌의 위협을 피해 시골 마을로 피신한 유대 소년, 그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시던 신부님. 어느 날 주일 미사에서 먹을 성채의 빵떡을 준비하는 신부님과 소년은 도란도란 잡담을 나누다가, 신부님은 빵떡의 옆구리를 소년에게 먹으라고 권합니다. 동그란 틀을 사용해서 떼내고 남은 가장자리(벽지나 타일 무늬로 많이 볼 수 있지요. 마름모꼴인데 선들이 곡선인…) 정신 미사 시간이 아닌데, 거룩한 주님 몸인데 먹어도 되나 망설이는 소년에게 신부님이 말합니다. “이건 먹어도 돼. 주님의 가장자리잖아.”
전쟁 통에 소년은 그 감성과 순수함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겪으며 만신창이가 됩니다. 특히, 자기를 좋아해주던 여자 친구를 어려운 상황에서 지켜내지 못하고, 또한 나찌들의 강압에 못 이겨, 몰인정한 사람인 척,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태인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고함을 치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을 겪은 후, 다시 경건한 미사 장면. 성찬의 빵떡을 돌리던 신부님은 소년의 눈을 바라봅니다. 흔들리는 눈, 마냥 울고싶을만큼 만신창이가 된 소년의 마음… 신부님은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예전의 그 마름모꼴 조각을 건넵니다. 그리고 눈빛으로 말하죠. “괜찮아. 주님의 가장자리(an edge of the Lord)야.”
소년이 별 번뇌가 없이 해맑았을 때에는 미사 시간에 주님의 몸을 잘 받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는 정식 미사 때 먹어야 할 성채 (예수님의 몸을 의미하는 빵떡)를 머뭇거리며 먹지 못했습니다. 죄인에게 필요한 예수님의 은혜, 그러나 죄인으로서의 자기를 발견하면 오히려 감히 주님의 몸을 먹어도 되나 두려워합니다. 이것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설 때 나오는 자연스런 모습입니다.
복음은 우리의 상식과 본능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역설입니다. 죄의 자각 없이 먹는 주님의 몸은 의미가 없으며, 죄의 자각 후에 주님의 몸을 먹지 않으면 용서의 길이 없습니다. 죄인됨을 깊이 인식하고, 주님의 살과 피를 먹는 것, 이것이 인간의 본성을 뛰어 넘어 하나님께서 주시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요한복음 6: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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