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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pel :: 복음이 궁금해?

06. 우주 기원에 관한 이론들

by songofkorea 2016. 2. 18.

지난 시간에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매우 정교하고 까다로운 물리적 조건들이 충족되어 현재의 질서와 생명 현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지구에 있는 지적 존재인 인간을 비롯하여, 가장 단순한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지극히 정교한 매커니즘을 통해 기능하고 있습니다. 


경이로운 자연 만물을 관찰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이 우주의 기원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합니다. 이에 대해, 그 동안 무수한 사상과 이론들이 발전해 왔지만, 크게는 '조물주가 했다'는 유신론과 '신은 없다. 물질만 있을 뿐이며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유물론으로 나뉩니다. 


과거 교권과 신의 이름을 빙자하여 행해진 많은 강압과 폭력이 있었다면,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종교는 비과학적인 것이요, 구시대의 미신으로 취급하는 풍조도 생겨났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나온 지 근 150년, 그 동안 많은 연구와 과학적 성과들이 축적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과학적 데이터를 공유하고서도 양측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아직까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근본적으로는 양측 모두 어떤 지향점이 있어서, 믿고 바라는 대로 증거를 수집하고, 똑같은 현상도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유신론은 대놓고 믿음의 영역을 말하지만, 이를 비판했던 유물론이 그 주장처럼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정직한 '과학'을 해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신이라는 도그마를 벗어나 자유롭게 과학하는 대신, 무신론적인 해석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왜냐하면, 신비롭고 놀라운 자연 현상에 대해 종교인들이 '창조주'로 귀결되는 것과 똑같이, '신 없이도 얼마든지, 저절로, 우연히,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는 주장으로 일관하기 때문이지요. 


오늘의 말씀


로마서 1:1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

 

Q1. 우주 만물의 기원에 대해 어떤 견해들이 있나요? 유신론과 유물론의 기본 전제는 무엇입니까?

 

Q2. 열역학 법칙은 어떻게 우주의 시작과 끝을 제시합니까?

 

Q3. 우주 기원에 대한 과학 이론의 발전상을 볼 때, 어떤 경향성을 읽을 수 있나요?


 

 핵심 짚어보기

오늘은 우주 기원을 둘러싼 유신론과 유물론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유신론: 보라색 표시, 유물론분홍색 표시)

 

유신론은 신의 직접적인 진리 계시라는 성경의 기록(창세기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을 근거로, 신이 우주를 창조하였고 질서와 생명의 모든 매커니즘을 부여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선언적인 것이므로유신론적 입장의 과학 활동은 이 대명제에 대한 증거 자료들을 발견해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이 누리는 과학의 즐거움은 성경에 기록된 조물주와의 인격적인 조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물론의 입장은 신적인 존재, 초월적인 존재를 배제하고 우주와 자연 현상,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려고 합니다어떠한 전제나 교리적 강제 없이내 눈으로 확인하고, 내 머리로 납득하기까지 자유로운 탐구 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무수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들의 과학 활동은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해나가는 것입니다. 인간이 한 걸음 한 걸음 알아나가는 것이므로, 오류가 발견될 수도 있고, 그러면 또 버리고 새로운 가설을 새우는 등, 수정과 발전의 과정을 거듭합니다. 

 

유물론적 자연 해석은 지질학의 동일 과정설과 생물학의 진화론 등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처음 이들은 원시적이고 간단한 상태에서 현재와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세계로 '저절로 발전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물질들이 임의로 변하고, 반응하고, 자연선택과 적자생존 매커니즘에 의해 발전했다는 것이죠. '그 초기 물질, 시공의 시작은 어떻게 생겨났느냐?'는 질문에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영원 전부터 있었다' 주장했습니다. 그리고는 발전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밝혀낸 열역학 법칙에 의해서, 우주의 시작 문제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엄연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외부의 유입 없이 물질이 저절로 생겨날 가능성이 배제됩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물질의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엔트로피 법칙을 생각할 때, 물질이 '영원히 있었다'는 주장도 오류로 판명됩니다. 물질계가 영원 전부터 존재해왔다면우리가 숨쉬고 있는 이 시간은 이미 영원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이요우주는 가용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열사(熱死, heat death) 상태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창조론은 성경이 제시하는 대로 창조주가 무에서부터 유를 창조하였으며, 시공을 포함한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시작(the beginning)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무것도 없다가 창조주에 의해 모든 것이 존재하기 시작했으며, 태엽이 풀려가는 시계처럼 시간이 갈수록 무질서도가 증가하고, 결국은 물질계의 종말이 온다고 말합니다. 이는 열역학 법칙과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그러다가 적색 편이에서 해석한 우주 팽창에 착안하여, 빅뱅 이론이 나왔습니다. 팽창하는 우주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마침표보다 작은 초고밀도의 원시 물질만이 있었고, 이것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이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합니다. 대폭발하며 우주이 시공이 생기고, 물질이 흩어지고, 가스가 뭉쳐 별을 만들고, 백 수십억 년을 거쳐 현재와 같은 우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창조론은 이에 대해 현대 과학이 발견한 것만도 스무 가지 이상 되는 초정밀 물리 상수값들과 법칙들이 우연히 생겨날 확률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격합니다. 미세조정(fine-tuning)의 원인자로서 지적 설계자(intellectual designer)가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죠


큐레이션 : Fine Tuning Universe (우주의 미세 조정 이론)



이에 대한 응전으로 무신론 진영에서는 상상력 돋는 수많은 이론이 시도됩니다. 영원히 수축과 팽창을 거듭한다는 진동 우주론미세조정 이론에서 주장하는 물리적 법칙들의 무수한 경우의 수만큼 셀 수 없는 우주가 있을 수 있다는 다중우주(multiverse) 이론도 나왔습니다창조론자들이 확률 측면에서 얘기하는 우리 우주의 정밀성은 그 많은 확률 중 하나일 뿐이며, '우연히, 자연히,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빅뱅 이론의 시작점 문제에 대한 응전의 이론도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빅뱅 모델을 수정하여 뾰족한 모서리를 둥글려서 '꼭 특정한 시작점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마치 지구 남반구에 비유하여 둥근 곡면으로 표현한 것이죠



하지만 이 역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둥근 곡면 어딘가에서 시작하든 뾰족점에서 시작하든, 무에서 유로의 변화는 여전히 있고, 그 시점이 있어야 합니다. 영화 "The Theory of Everything"에 대한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의 리뷰에서 지적하듯, 유물론 진영의 연구는 중립적이고 사심 없는 과학이라기보다는무신론을 견지하게 위한 뚜렷한 목적이 엿보입니다


큐레이션 : The Theory of Everything에 대한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의 리뷰

William Lane Craig on Stephen Hawking film "The Theory Of Everything" - Trailer


근래 들어서는 양자역학, 끈이론, 다중우주론 등, 상상력 돋는 이론과 주장들이 난무합니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인식할 뿐이다', ‘온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와 너는 하나이다라는 말들이 서점과 강연과 미디어에 넘쳐납니다. 미치오 카쿠는과학발전으로 인해 100년 후면 영생불사가 가능해진다’, ‘인간이 진화하여 다음 시대는 신처럼 될 것이다’, ‘컴퓨터가 인간을 앞지르는 특이점이 지나면, 살아남기 위해 컴퓨터와 합체해야 할 것이다라고 예측하면서 또한 외계인이 곧 쳐들어올 것처럼 얘기합니다.

 

그러나 근래에 제가 본 가장 혁신적(?)인 주장은 따로 있습니다. 유물론 진영은 몇 년 전부터는 '무로부터 유의 자연발생'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는 히브리 성경에 독보적으로 등장하는 '바라'라는 단어, , 영원하고 스스로 존재하는 전능한 창조주의 ''로부터 ''를 창조했다는 개념에 착안한 것 같습니다. 이들은 조물주나 다른 어떤 지적인 존재의 개입 없이, nothing이 저절로 something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합니다

 

언뜻 듣기에도 참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인데, 이에 대한 다양한 책들과 강연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심지어는 제로(0) 전문가라는 사람까지 동원하여 무한(infinite)과 무(nothing, zero)의 유사점에 대해 말합니다. '우주 에너지가 양과 음을 합하면 제로가 된다, 따라서 '='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큐레이션 : 화학자 피터 앳킨스가 설명하는 무로부터의 우주 생성 (59:30~1:03:15)

William Lane Craig vs Peter Atkins: "Does God Exist?", October 2011)



* 비슷한 내용의 강연, 한글자막 있는 동영상 ~~~  !!클릭!!  


그러나, 플러스나 마이너스는 수학적인 개념입니다. 물리적 힘에 양극 음극 이름을 붙여 그 대칭성을 표현한 것뿐입니다. 물리적 실체들은 추상적인 것도 아니고, 더하여 수학적으로 0이 나오는 것을 우주기원에서 논하는 '', 'zero'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은 무에서 저절로 유가 생기는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하다가 자기들도 너무 개연성이 없어보이는지, (nothingness)에 대한 개념을 살짝 살짝 바꾸기도 합니다.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바로 그 nothing, 완전한 무라고 했다가, 어떤 사람은 '아주 아주 작은 입자들이 전하 때문에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something이지 결코 nothing이 아니지요. 리차드 도킨스는 '신비스러운 게 당연하다, 이 엄청난 우주의 과학적 진리는 당연히 신비스러운 요소가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리하여 무신론 과학자들끼리는 갑자가 굉장히 문학적인 포즈를 취한 채, 우주과학의 시적 특성에 대해, 신비로움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찬탄합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가능성만은 절대로 배제시킵니다. 그 모든 원인자로서의 창조주 말이지요. 그들은 신만은 절대로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큐레이션 : 리차드 도킨스가 설명하는 무에서의 유로의 변화의 신비로움 (21:15~28:35)

Richard Dawkins vs Cardinal George Pell on Q&A (2012)


 

이쯤 되면 정말 전지전능한 물질의 힘을 신앙하고 자연을 신격화하는 '물신론'으로 보입니다. 과학자라고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과학적인 연구 방법으로 진실을 추구하려는 것인지 의심이 듭니다. 전문가들의 권위에 기대에 영적인 문제를 등한시하기에는, 이제 그들은 매우 많은 허점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곧 일반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믿고 신봉하는 바에 대해 진지한 선택을 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함을 뜻하지 않을까요? 


팡세

이제까지 신봉해온 무신론적 우주과학 이론이 있나요? 어떤 이론인가요? 얼마나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