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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큐레이션24

내가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요즘, 전철역은 모두들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바로 옆자리, 예쁜 아가씨가 기침을 합니다. 마음이 불안해졌습니다. ‘그래, 이럴 땐 조심하는 게 상책이지…’ 두어 정거장 남았지만 슬며시 일어나 멀찍이 문 앞에 가 섰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평온히 함께 뒤섞여 움직이던 사람들이 어느 새 경계의 대상, 잠재적 보균자인지 의심해야 할 대상이 되다니, 이거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네요. 어서 이 상황이 종료되고, 다시금 거리낌 없이 이웃을 대하고, 거리를 활보할 날이 오기를…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듭니니다. 만약 내가 감염되고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나에겐 순식간에 보균자라는 꼬리표가 붙겠지요.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기피의 대상이 되고, 아예 격리 조치되겠죠. 서글.. 2020. 2. 11.
선악과 이후: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Peppa Pig Episode ::: When I Grow Up Peppa Pig 에 나오는 어린이 친구들의 장래 희망 공통점: They want to "tell people what to do" ^__________^; 2019. 9. 24.
[영화] 기생충 리뷰::: 구원은, 사랑에 2019년의 여러 날들 중, 상큼한 여름 문을 연 , 기억하기도 좋은 '6월 1일'이라는 이름의 날 아침, 햇빛 아래 한껏 어여쁜 넝쿨 장미들에게도 아주 잠깐 눈인사만 한 채 달려서 조조로 본 영화. 내용에 대한 사전 이해도, 별 관심도 없었지만, 봉준호 감독 골수 팬인 남편이 하도 노래를 불러 당연히 봐야 할 영화가 되어 있었다. 칸느 노미네이팅에서부터 발표날인 새벽 3시 15분 전 일어나 시시각각 생중계를 하고, 매일 아침 검색은 물론, 그야말로 며칠 동안 봉보로봉봉 쏭쏠로쏭이었다. 영화 보고 나서는 더 이상 기생충에 대해 말 안하기로 만원 빵 약속도 받아 내었던 터... (허나 남편이 얼마나 입이 근질 근질 했겠는가. 그래서 영화를 보고도 하루 더 grace period를 주었다. 그 다음 날, 한.. 2019. 6. 4.
[영화] The Englishman Who Went Up A Hill But Came Down A Mountain (1995) 화해와 함께라는 따뜻한 가치를 그림처럼 보여주는 영화 한 편 소개합니다. 영국 웨일즈 지방의 작은 마을, 그 마을의 자부심 피농가루 산, 그러나 전문 측량사들에 의해 1000 피트가 못 되어 산의 기준에 미달이며, 따라서 지도에 등재될 수 없음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충격과 허탈함을 떨치고 일어나 모자란 20 피트 (6미터)를 해결하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총동원 되는데... 그 과정에서 꽉 막히고 보수적인 목사와 앙숙처럼 으르렁 대던 마을 한량은 어느덧 서로를 아끼는 동지로 변하고마을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력으로 언덕을 올랐던 사나이는 다음 날, 더 이상 언덕이 아닌, 당당히 산이라 불리울 피농가루를 내려오게 됩니다. 전통 웨일즈 풍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OST가 귓가를 .. 2019. 2. 18.
꽃들에게 희망을 "안녕! 세상아~, Hello, World!" 트리나 포올러스 여사의 '꽃들에게 희망을'의 첫 대사. 알 껍질을 깨고 나온 우리의 주인공 줄무늬 애벌레는 먹고 사는 것 외에도, 생의 진정한 의미와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무언가를 찾고 찾다가 그가 만난 것은 수많은 애벌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오르고 오르는 높은 탑. 기필코 저 높은 고지에 오르리라! 가장 소중한 존재, 노랑애벌레에게까지 아픈 상처를 줘 가며 천신만고 끝에 다다른 꼭대기에... 실상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탑은 애벌레들의 막연한 기대와 들끓는 욕망과 매정한 경쟁으로, 낙오자들의 시체 위에 올리고 올린 신기루였던 것... 아프디 아픈 환멸의 순간을 겪고서야 줄무늬 애벌레는 헛된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동.. 2018. 2. 1.
[영화] 트럼보 폭력은 빠르고 쉬운 길이야. 악당들을 혼내줄 때 아주 속이 시원하지. 그러나 아주 쉽게 우리의 교만과 결탁하고 공정한 선을 넘어서게 하고 월권을 하게 하지. 상을 주는 것도 그렇지만, 누군가를 정죄하고 심판하는 것은 신중 신중 또 신중해야해. 그리고 보고 배워. 이렇게 이겨내는 거야~참고 자료 :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1215 2017. 7. 10.
[다큐] 내일 험악한 소문과 상상이 난무하는 시대, 현실성 있는, 실행 가능한 해법을 찾아나선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난, 행동하는 선구자들... 식량, 에너지, 경제, 정치, 교육... 우리 삶의 필수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을 탐구해나가는 주인공들많이 배웠습니다. 인상적인 여러 마디 : - 인류는 그 상상력으로 인류의 종말을 생각하는 존재이다. 좀비, 바이러스, 외계인, 핵전쟁, 요즘은 AI 특이점까지... 그런데 대안은? - 에너지원으로 태양과 물과 바람은 공짜예요. - 국가가 실패했다면 도시들이 다시 노력해야죠. - 다국적 거대 기업들은 공동체의 건강과 행복에는 관심이 없어요. - 단일 작물이 아니라, 자연이 그러한 것처럼, 섞어심기를 해야 해요. - 정치인들을 의지할 게 아니라, 각 사람이 권한과 자율을 발휘하고.. 2017. 4. 5.
[영화] 그을린 사랑 (2011) 1 + 1은 2지? 1 + 1이 1이 될 수는 없을까? (감독) 드니 빌뇌브(주연) 루브나 아자발, 멜리사 데소르모-풀랭, 막심 고데트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59824 너무 정교한 복선... 약간 인위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하지만, 도입에서부터 결말까지의 구조, 관객을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링이 대단하다 느꼈다. 2017. 3. 31.
[영화] 한나 아렌트 (2012)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73869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주연) 바바라 수코바 영화 스토리 선이 좀 산만하게 느껴졌다. 남편과의 닭살 돋는 멘트들을 보며 부러웠는데, 그 대신에 관객들이 한나 아렌트의 사유를 따라갈 수 있도록 아이히만에 대한 관찰과 결론 도출에 좀 더 집중해 주었더라면... 나는 좀 어려웠다. 한나 아렌트가 '세상이 엄청나게 비난은 하면서도 정작 지적해내지 못한, 그녀 자신이 발견해낸 오류'를 언급할 땐 마구 헤매었다. 가공할 만한 거대한 악에 동조한, 성실하고(?) 평범한(!) 악, 그리고 그 보편적 잠재성이 무섭다. 적극적으로 선의 편에 서지 않는 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사유하고, 양심을 따르기 어려울 것이다. 선.. 2017. 3. 23.
[영화] 진저 앤 로사 (2012) (감독) 샐리 포터(주연) 엘르 패닝, 앨리스 엔글레르트자료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73867 선악에 대한 우리의 본능적인 판단력을 얼마나 날카로우며, 또 그것을 알기에 덕지덕지 회칠을 하며 우리는 얼마나 두꺼운 가면을 쓰는지요. 그러나 얽히고 설킨 사회적 관계망을 다 피해낼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그 판단의 화살들에 찔려 우리가 두 손 들어 투항하고, 기만과 모순의 가면을 벗게 되는 것, 아프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고 복된 일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우리의 진저가 해냈지 뭡니까. 1960년대, 반핵 운동에 뛰어들어 행동할 줄 아는 용기, 무관심하고 소시민적인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든 인류의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비장한 사명감, 자유롭고 지적인.. 2017.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