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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천국한잔::구약

하박국 1장. 너희의 생전에 내가 한 가지 일을 행할 것이라

by songofkorea 2019. 1. 4.

하박국 선지자는 나훔, 예레미야, 스바냐 선지자와 동시대에 활동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다윗왕의 모범을 따른 요시야 왕의 개혁 정책은 잠깐 소망을 주는 듯했지만, 국제 정세에 휘말려 죽고 맙니다. 이집트의 바로느고가 앗수르와 연합하여 바벨론과 격돌할 때, 이집트를 견제하려다가 전사한 것입니다. 갈그미스 전투에서 패배한 바로느고는 돌아가는 길에 예루살렘을 치고, 요시야의 아들 여호아하스도 이집트로 끌고 가 죽입니다. 바로느고는 (엘리야김 -->) 여호야김을 앉혀놓았고, BC 605년, 다시 한번 갈그미스로 출정합니다. 이번에도 바벨론 느부갓네살이 승리하고, 1차로 유다 포로들을 잡아갑니다. 이렇듯 남유다는 이집트와 바벨론의 틈바구니에 끼어 격변의 시대에 고스란히 유린당하게 됩니다. 예루살렘 성과 성전이 파괴되고 백성들은 포로로 끌려가고, BC 586년에는 실제적으로 주권을 잃고 망하고 맙니다. 수많은 선지자들이 수도 없이 경고했던 그 날을 맞이한 것이죠. 


그 격동의 시대, 나라의 멸망을 목전에 둔 채 선지자로서의 삶을 하박국은 마음이 참으로 괴로웠을 것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만큼, 이스라엘 민족에 그 영광을 거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그의 속은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자기 민족이 그토록 죄악의 길로 치닫는데,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지, 그러다가, 바벨론이라는 이방나라, 하나님도 알지 못하고 더욱 죄악된 나라가 유다를 치도록 하시는 부조리한 상황을 왜 허용하시는지, 애타는 심정으로 하나님께 여쭙고 그 응답을 고대합니다. 그래서 선지서 대부분이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대언하는 형식이지만, 하박국은 독특하게 선지자와 하나님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은 하나님의 백성이라 일컫는 남유다의 죄악상을 목도하는 선지자의 질문입니다. 그들의 강포함, 죄악, 패역함, 겁탈과 강포, 변론과 분쟁... 이런 무시무시한 일들로 인해 선지자는 오랫동안 간구하고 또 응답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거룩한 법도는 유명무실해지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듯 했습니다. 


1:1 선지자 하박국이 묵시로 받은 경고라  

1:2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1:3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  

1:4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에 이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오랜 침묵 끝에 하나님은 어떻게 대답하십니까? 손 봐줄 테니, 걱정 말라고 하십니다.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일로 응답하실 것이라 하십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란, 갈대아 사람을 일으켜 치신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일까요? 사납고 성급한 백성, 어디든지 넓고 좋은 땅이면 남의 소유든 말든 힘으로 점령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두렵고 무섭고 당당하고 용맹스러운 군대입니다. 인정 사정이 없이 무수한 사람들은 사로잡고 피정복민의 고관대작과 문화와 전통과 견고한 성들을 전혀 개의치 않는 무시무시한 자들입니다. 자기 힘을 신으로 삼은 무법자들입니다. 그들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죄악을 징계하신다는 것입니다. 


1:5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고 놀라고 또 놀랄지어다 너희의 생전에 내가 한 가지 일을 행할 것이라 누가 너희에게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리라  

1:6 보라 내가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땅이 넓은 곳으로 다니며 자기의 소유가 아닌 거처들을 점령하는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나니  

1:7 그들은 두렵고 무서우며 당당함과 위엄이 자기들에게서 나오며  

1:8 그들의 군마는 표범보다 빠르고 저녁 이리보다 사나우며 그들의 마병은 먼 곳에서부터 빨리 달려오는 마병이라 마치 먹이를 움키려 하는 독수리의 날음과 같으니라  

1:9 그들은 다 강포를 행하러 오는데 앞을 향하여 나아가며 사람을 사로잡아 모으기를 모래 같이 많이 할 것이요  

1:10 왕들을 멸시하며 방백을 조소하며 모든 견고한 성들을 비웃고 흉벽을 쌓아 그것을 점령할 것이라  

1:11 그들은 자기들의 힘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는 자들이라 이에 바람 같이 급히 몰아 지나치게 행하여 범죄하리라  


바벨론은 사람을 사람취급하지 않는 무자비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물과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듯 사람들을 헤치는 자들이었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놀랐습니다. 그리고 영원하신 하나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 악과 패역을 용납하실 수 없는 하나님께서 어찌 그런 일을 허용하실 수 있느냐고 여쭈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도 문제이지만, 더욱 무법천지의 바벨론이 그들의 심판의 도구가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1:12 선지자가 이르되 여호와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한 이시여 주께서는 만세 전부터 계시지 아니하시니이까 우리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리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심판하기 위하여 그들을 두셨나이다 반석이시여 주께서 경계하기 위하여 그들을 세우셨나이다  

1:13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  

1:14 주께서 어찌하여 사람을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1:15 그가 낚시로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1:16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오니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하게 됨이니이다  

1:17 그가 그물을 떨고는 계속하여 여러 나라를 무자비하게 멸망시키는 것이 옳으니이까 


하박국 선지자는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는 더 악독한 자가 쪼오금 덜 악독해보이는 자를 치는 것이겠지요. 

세상은 다양하여 교양과 학식이 있어서 위선을 떨 줄 아는 사람이 있고, 이도 저도 가릴 것 없이 거침 없이 본성대로 행하는 자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경험하였고,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법도를 알고, 제도와 역사를 통해 훈련을 받은 민족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위선으로 가리운 채 실제적인 삶 속에 죄악을 행하고 하나님을 거역했을 때, 그리고 아무리 말씀을 주시고 선지자들을 통해 경고해도 듣지 않았을 때, 그들을 다루며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은 따끔한 매였습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오래 참으심과 인격 대 인격의 대화 노력을 무시할 때, 말이 안 통하고 인정사정 없는 바벨론과 같은 매가 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최종 목표는 결코 심판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을 멸망과 실패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하박국 선지자에게 응답하여 주셨고, 징계와 새롭게 하심을 계획하셨고, 진노 중에도 궁극적인 구원을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제 안의 죄악된 본성이 도저히 극복이 되지 않아, 하나님께 매를 요청한 때가 생각이 납니다.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죄악된 길로 갈 때, 회초리로 때려주시고, 다리 몽댕이가 부러지게 하시는 등, 하나님께서 얼마나 엄위한 분이신지, 미련한 제가 좀 알고 느낄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저의 죄성이 질기고 질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쉽고 빠른 방법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잠잠하셨고, 침묵하셨고, 그리고 저의 영혼이 바닥을 치며 절망할 때, 십자가의 예수님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미 해결하셨다는, 저의 죄를 씻어주시고 멀리 옮기셨다는 엄청난사실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많은 인생 채찍과 사람 막대기로 훈련하시며, 십자가 앞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감사 찬양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오래 참으심을 만홀히 여기지 않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뜻을 따르고 진리에 순종하는 삶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