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 038. 베드로와 안드레 (마 4:18-20, 눅 5:1-9)

마 4:18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저희는 어부라

예수님이 갈릴리 해변에 다니실 때에, 두 형제, 시몬과 안드레를 보셨습니다. 그들은 어부로서, 열심히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몰려 든 무리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시몬의 배에 올라 육지에서 조금 떨어뜨려 자연스레 연단을 삼으셨습니다. 

 

눅 5:1 무리가 옹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눅 5:2 호숫가에 두 배가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눅 5:3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예수님은 말씀을 마치시고는 이번에는 한 사람, 어부 시몬을 주목하셨습니다. 어부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어디서 그물을 내려야 하는지 조언하셨습니다.

눅 5:4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은 밤새 빈 그물만 올리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저 분이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자기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는 말씀을 의지하여 그물을 내렸습니다. 

눅 5:5 시몬이 대답하여 가로되 선생이여 우리들이 밤이 맞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눅 5:6 그리한즉 고기를 에운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눅 5: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를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저희가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그러자 놀랍게도 수많은 물고기들이 잡혔고, 그물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두 배가 잠길 정도였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인지, 베드로는 예수님이 단순히 능력 있는 사람 이상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주님'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거룩하신 존전에 설 수 없는 자임을 깨닫고 무릎 아래 엎드려 간구하였습니다. 

눅 5: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가로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눅 5:9 이는 자기와 및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을 인하여 놀라고
눅 5:10a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그 본체가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존전에서 죄인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성경에 여러 번 나타난 데자뷰입니다. 창세기 28장을 보면 야곱은 밧단아람으로 도망하던 중, 꿈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잠에서 깬 그의 반응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 느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창세기 28:16,17 야곱이 잠이 깨어 가로되 여호와게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가로되 두렵도다 이곳이여 다른 것이 아니라 이는 하나님의 전이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얍복강에서 어떤 사람과 밤새 씨름을 하고 축복을 받은 후에도, 하나님을 대면하고도 생명이 보전된 것에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창세기 32:30 그러므로 야곱이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하였으니 그가 이르기를 내가 하나님과 대면하여 보았으나 내 생명이 보전되었다 함이더라  

 

이들의 두려움은 호들갑이나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과장된 표현이 아니요, 타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구약에서 죄인이 범접할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두렵고 위협적인 것,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내산 언약 때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실 때 사람이나 동물이나 산자락의 경계선을 넘어가면 바로 죽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도 죄인이 그 얼굴 뵈옵고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기드온도,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도, 여호와의 사자를 만나고 난 후 두려워하였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환상으로 거룩하신 주님을 보고는 부정한 입술을 가진 자신에게 화가 미칠 것이라 탄식하였습니다. 

심지어 주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윗 시대에 언약궤가 떨어질까봐 손을 댄 웃사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심지어 언약궤 뚜껑을 열고 들여다본 백성들도 죽었습니다. 대제사장들은 일년에 한 번만, 희생 제사로 죄를 씻은 후에야, 그것도 죽음을 각오하고서야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경우들은 뭘까요? 구약 시대부터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현현하신 여호와의 사자는 죄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함을 지녔지만, 그를 뵈온 인간들이 죽지 않았습니다. 즉, 대면 가능한(approachable) 존재였습니다. 기드온도 여호와의 사자를 알아보고는 그 거룩하신 분을 대면하여 본 이상 자기가 곧 죽을 것이라 여기고 슬퍼하고 있을 때, 여호와께서 '샬롬'을 선포하셨습니다. 

사사기 6:22-24a 기드온이 그가 여호와의 사자인줄 알고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내가 여호와의 사자를 대면하여 보았나이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너는 안심하라, 두려워 말라, 죽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기드온이 여호와를 위하여 거기서 단을 쌓고 이름을 여호와살롬이라 하였더라

 

'여호와살롬 (여호와는 평화이시다)'; 그것은 그 거룩하심 앞에 소멸될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위해, 그 불타는 듯한 심판의 고통을 친히 담당하실 예수님의 이름이었습니다. 자기 생명을 내어 놓으시며 평화를 선포하신 것입니다. 듣기 나이스한 그 흔한 인사 '샬롬'은 실상은 예수님의 놀라운 희생을 기반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원수의 자리, 심판과 멸망의 자리에 있는 인생은 어떤 삶을 살게됩니까? 허무의 바다에서 열심히 물고기를 낚다가, 문득 무의미를 가득 실은 빈 그물을 볼 때 슬픔과 절망과 두려움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베드로의 인생에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 옛날 기드온에게 하셨던 것처럼,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두려워 말라'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는 베드로를 있는 그대로 영접하시고 죄사함과 용서와 화평과 사랑의 관계성을 선포하는 놀라운 말씀입니다. 

눅 5:10b 예수께서 시몬에게 일러 가라사대 무서워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마 4:19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마 4:20 저희가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셨습니다. 이는 제자로 부르시는 부름이었습니다. 물고기를 잡고 있는 그들, 평생 먹고 사느라 고기에 울고 웃을 그들의 인생을 예수님을 따르는 삶, 영원한 가치를 지닌 진리를 따르는 삶, 사람을 얻는 삶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시몬과 안드레는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은 한 사람의 일생을 완전히 바꾸는 만남입니다. 베드로는 허망한 바다에서 썩어질 물고기를 잡다가 이제는 영원한 가치를 지니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자기 죄문제 하나도 해결할 수 없던 자에게 창조주가 찾아오시고, 책망과 심판 대신 대속의 은혜와 평강과 연합을 주셨습니다. 십자가 고난과 죽음의 길을 걸으시고, 하나님의 원수 노릇하는 자들을 주님의 제자,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르시는 여호와 샬롬, 평강의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