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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pel :: 복음이 궁금해?

30. 산은 산이고, 약속은 약속이어서 (기브온과의 화친 조약)

by songofkorea 2017. 2. 24.

큐레이션 : 천로역정 ( 번연)

당신이 보는 이 세상은 어떤 곳인가요? 아직 핑크빛으로 보이나요? 내 꿈을 막 펼치고, 나의 최선을 경험해낼 무대로 보이나요? 혹은, 문제가 좀 많지만 진화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점점 나아지고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류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성숙해지며, 언젠가는 더불어 살 만한 곳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나요?

여기, 아주 독특한 세계관이 소개된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천로역정(天路歷程, Pilgrim's Progress)입니다. 이 책은 17C 영국의 설교자 존 번연이 영국 국교회의 탄압으로 투옥되었을 때 쓴 작품입니다. 1895, 그 당시로서는 드물게 순 한글로 번역되어 우리나라 근대 번역 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영문판 표지() 한국어로 번역된 천로역정의 표지(), 김준근의 삽화 () (자료: 위키백과, 연합뉴스)

 

책 제목의 뜻은 '천국으로 가는 역경의 노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충격적인 것은, 책의 주인공이 불가피하게 빠져나와 긴 노정을 출발하는 곳 이름이 '장망성(將亡城, City of Destruction)' , '장차 멸망할 성'입니다. 주인공 크리스천은 자신이 사는 곳이 장차 망할 것을 깨닫고는, 성경 한 권을 들고, 구원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존 번연의 눈에는 이 세상이 장차 멸망을 앞둔 세계라는 것이죠.   

작가 존 번연의 시각에 동의할 수 있나요? 과연 우리 사는 이 세상이 장차 멸망할 성일까요?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왜그럴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천로역정 애니메이션 (한글 자막)

 


오늘의 말씀

여호수아 9:19,20

모든 족장이 회중에게 이르되 우리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로 그들에게 맹세하였은즉 이제 그들을 건드리지 못하리라

우리가 그들에게 맹세한 맹약을 인하여 진노가 우리에게 임할까 하노니 이렇게 행하여 그들을 살리리라 하고

 

Q1. 여호수아 9장을 읽어보세요. 기브온 거민들은 어떤 계략을 썼나요?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이스라엘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Q2. 여호수아 10장을 읽어보세요. 기브온 족속에 전쟁에 휘말렸을 때, 이스라엘은 어떻게 했나요? 하나님은 기브온 전투에서 어떤 기적을 베풀어 주셨나요?  

 

Q3. 멸망의 대상으로 낙인 찍힌 기브온 족속이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속여서 화친 조약을 맺은 것과, 속아서 한 약속이지만 여호와의 이름을 걸고 한 약속을 충실히 지키려는 이스라엘을 통해 우리의 구원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나요?

 

핵심 짚어보기

멸망 당할 운명 앞에서

여호수아 장군의 이스라엘 군대가 여리고성에 이어 아이성까지 점령하자, 요단강 서쪽 가나안 땅의 왕들은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합세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이스라엘에 대항해보고자 전투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기브온 사람들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들은 파죽지세로 몰아오는 이스라엘이 섬기는 신, 여호와라 이름하는 신이 그들의 조상 대대로 이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또한 가나안 원주민들은 진멸의 대상이며 타협의 여지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 신의 위력이 느껴지고, 결과가 뻔히 예상되건만, 평화 협정도 맺을 수 없고 항복도 안 되고, 오직 죽음만이 예비되어 있다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정보원들로부터 기가 막힌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그들의 신이 상세한 가이드를 주기를, 가나안 원주민과 달리 먼 지역의 이민족들에 대해서는 다른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조건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먼저는 평화 협정을 시도하고, 상대편이 불응하고 불가피할 때에만 전쟁을 하라는… (신명기 20:10~14)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뭔가 살 길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기브온 사람들은 묘책을 짜내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가나안에 있는 민족이 아니라 아주 멀리 멀리 있는, 두 번째 유형의 민족인 것처럼 속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먼 여행을 온 것처럼 행색을 꾸려 여호수아에게 사절단을 보내었습니다. 너덜너덜한 마대를 안장에 달고, 일부러 낡은 천들을 기위서 포도주 부대를 만들었습니다. 너덜너덜하게 닳은 신발을 가져다 여기 저기 꿰매고, 말라 비틀어지고 곰팡이가 핀 빵을 들고왔습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지치고 피곤한 척 연기를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측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자꾸 어디서 왔느냐 묻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심히 먼 지방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명성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또 그가 요단 동편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곧
헤스본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 있는 바산 왕 옥에게 행하신 모든 일을 들었음이니이다
(
여호수아 9:9,10)”    

 

그리고는 이스라엘의 종이 되겠노라고 자처하였습니다인터넷 검색을 해볼 수도 없고여호수아를 위시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그들의 연기와 겉모습에 깜빡 속아넘어갔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여쭙지 않고, 기브온 족속과 화친 조약을 맺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족장들이 다 모여 합의하기를, 그들을 공격하지 않고 살려주리라 맹세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사흘 후, 아뿔싸~ 이스라엘은 기브온에게 속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족장들을 원망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왜 거짓말을 했느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기브온 민족은 솔직히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종 모세에게 명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 모든 거민을 당신들의 앞에서 멸하라 하신 것이 당신의 종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을 인하여 우리 생명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같이 하였나이다 (여호수아 9:24)”

후회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속아서 한 약속이지만,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걸고 한 맹세를 깰 수는 없었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결국 기브온 족속을 살리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그들이 말한 대로 이스라엘의 종이 되어, 땔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노동을 맡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난처한 상황이 전개되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기브온 전투

기브온 족속의 지략은 자신들은 구원하였지만 그 외의 가나안 민족들에게는 실망스럽고 난처한 것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세력 꽤나 컸던 기브온 마저 이스라엘의 울타리로 들어가버렸다니

예루살렘 왕은 헤브론 왕을 비롯하여 야르뭇, 라기스, 에글론의 왕들을 불러 연합군을 형성하여 반역자 기브온을 응징하고자 하였습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당신의 종들 돕기를 더디게 마시고 속히 우리에게 올라와서 우리를 구조하소서 산지에 거하는 아모리 사람의 왕들이 다 모여 우리를 치나이다” (여호수아 10:6)

화친 조약을 맺었다는 것은 공격하지 않고 살려두는 것 이상의 의무가 있는 모양입니다. 속아서 한 조약 안 그래도 맘에 안 들고 찜찜했는데, 에라 잘 됐다, 내 손에 피 안 묻히고 골칫거리를 없앨 수 있으니, 나 몰라라 할 수도 있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여호수아는 모든 군사들을 거느리고 기브온을 도우러 올라갔습니다.

여호수아 뿐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행보를 지지하셨습니다.

그들을 두려워 말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붙였으니 그들의 한 사람도 너를 당할 자 없으리라 (여호수아 10:8)”

이스라엘 군대는 대승을 거두었고, 가나안의 연합군은 도망하기에 바빴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편에서 싸워주셨습니다. 도망하는 적군을 향해 하늘에서 큰 우박 덩이로 그들을 치신 것입니다. 완연한 승리의 때에, 여호수아는 기회를 놓칠 새라 기발하고도 대범한 기도를 합니다. 기브온을 돕는 것 뿐만 아니라, 가나안 정복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군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외쳤습니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지어다 (여호수아 10:12)”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향한 지원 요청이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태양과 달이 멈추었습니다. 덕분에 이스라엘 군대는 가나안 연합군을 소탕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우주 천체들의 움직임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여호수아서에 의하면 이 사건이 야살의 책에 기록되었으며, 여호와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신 이 같은 사건은 전무후무하다고 말합니다.

 

기브온과의 화친 조약은 속아서 맺은 조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친 조약을 적당히, 형식적으로 지키는 척 하지 않고, 군대를 동원하고 목숨을 걸고 그들을 도와 싸운 이스라엘, 그리고 여호수아의 기도를 들으시고 전무후무한 기적을 베풀어 주시며 그들을 위해 싸워주신 하나님이 특이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은 약속에 충실했습니다. 비록 속아서 맺은 언약이지만, 한번 허심탄회하게 짚고 넘어간 이후로는 다시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감정이나 상황이나 이해타산에 따라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한 약속을 지키고자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고 군대를 동원하였습니다.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하나님의 백성 다운 면모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다만 약속을 잘 지키자는 교훈만 줄까요? 하나님께 드린 서원에 대해서도 훗날 그것이 경솔한 것이거나 율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될 때는 취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레위기 5장). 또한 아무리 엄숙히 한 언약이라 하여도, 인간은 연약하여 약속을 어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먼 훗날, 사울왕은 열심이 지나쳐 공동체 간의 화친 조약을 어기고 기브온 거민을 학살하게 됩니다. 이후 3년 동안 이스라엘은 기근에 시달리다가 사울왕의 열 아들을 목매달아 기브온의 원혼을 갚은 후에야 비가 내리게 됩니다. (삼하 21장) 하나님께서 직접 이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 조약을 챙기신 것입니다.   

라합처럼, 기브온 족속도 여타의 가나안 족속과 다른, 살 방도를 찾았습니다. 파죽지세로 몰아오는 이스라엘 민족, 그들이 따르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앞에서, 기브온 족속은 백기를 들고 토항함으로써 살 길을 모색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속아서 한 약속, 이스라엘이 경솔하게도 하나님께 여쭙지 않고 한 경솔한 약속인데도 하나님께서 끝까지 이 약속을 충실히 챙기셨습니다. 이는 여리고 성의 라합보다도 한 차원 높아진 은혜요 자비입니다. 왜냐하면 라합은 급한 때에 정탐꾼을 살려주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지만, 기브온은 아무런 공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진멸의 대상이면서 아닌 척, 먼 나라 사람들인 척 속여서 화친 조약을 유도해내었습니다. 전적으로 이스라엘의 자비에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스라엘이 약속에 매이고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인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부터 여자의 후손을 약속하셨고, 구원을 약속하시고, 끝까지 그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기브온 족속과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마음놓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메시아 예수님을 믿을 수 있게끔 도와주십니다. 아브라함에게 축복과 저주의 기준이 되리라 말씀하신 것이 그의 후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에게 붙는 자는 결코 수치를 당하지 않고, 멸망의 자리에서 생명을 옮겨집니다. 그러나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이 구원의 문을 거절한다면, 나머지 가나안 족속들이 맞이한 운명처럼, 그 본래의 죄값을 치르느라 멸망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브온 족속 이야기는 비단 먼 옛날, 남의 나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아닙니다. 유태인들을 제외한 모든 이방 민족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요, 영적인 측면으로 볼 때, 구원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고 하늘나라 영생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우리의 문제를 예표하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결론이라면, 우리는 구원이 아니라 심판의 칼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 조약을 지지해주시고 끝까지 지켜내도록 이스라엘을 훈련하신 하나님, 그 신실하심을 보여주신 하나님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생명을 담보로 우리에게 구원을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는 자에게 확실한 구원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 아들에게 입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다 복이 있도다 (시편 2:12)”

대저 나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얻을 것임이니라
그러나 나를 잃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해하는 자라 무릇 나를 미워하는 자는 사망을 사랑하느니라 (잠언 8:35,36)”

아버지께서 아들을 사랑하사 만물을 다 그 손에 주셨으니
아들을 믿는 자는 영생이 있고 아들을 순종치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 (요한복음 3:35,36)”

 

부디, 라합처럼, 기브온 족속처럼, 구하는 자 누구에게나 거저 주시는 구원의 선물, 예수 그리스도, 그 신실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굳게 붙드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팡세

어려운 상황에서도 누군가와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거나 고생한 경험이 있나요하나님은 당신의 죄를 용서해주겠다는 구원의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어떤 희생을 치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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